공부든 운동이든 남학생 압도 미국 '알파걸(잘난 10대 여학생)'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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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공부뿐 아니라 운동과 리더십 등 모든 분야에서 남학생을 압도하는 '알파걸(Alpha Girl)'이 최근 미국에서 새로운 사회계층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 하버드대 교수인 댄 킨들론의 말을 인용, "전통적인 성 역할에 구애받지 않고, 똑똑하기로는 어떤 남학생에게도 뒤지지 않는 여학생들이 이젠 더 이상 예외적 존재가 아니다"고 전했다. 킨들론 교수는 최근 이들 여학생의 행태를 집중 분석해 '알파걸'이란 제목의 책을 냈다. 그는 그리스 알파벳의 첫 글자를 따 이들 '잘난 10대 여학생'을 알파걸로 이름 붙였다.

킨들론 교수는 "이들은 (여성 차별 철폐를 내세운) 페미니스트 혁명의 유산으로 태어났지만 이미 남학생들보다 훨씬 똑똑해진 만큼 굳이 자신들도 페미니스트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파걸은 이전 세대 여학생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각종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미국의 여학생들은 인종.지역.소득수준을 불문하고 남학생들보다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미 대학 졸업생 중 남녀 비율은 1대1.3에 이른다. 이 때문에 대학가에서는 "남학생들에게 특별 배려를 해줘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다. 신문은 "알파걸들은 힐러리 클린턴, 오프라 윈프리, 콘돌리자 라이스, 마돈나, 미셸 위 등을 역할 모델로 삼고 끊임없이 자극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킴 갠디 미 전국여성기구 회장은 "남녀 평등을 위한 싸움은 아직도 멀었다"며 "의회 의원 535명 중 여성은 84명에 불과하고 여성은 아직도 남성보다 23%나 적은 보수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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