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보스 리가초프도 고르비 지지/소 공산당대회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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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스크바 시민들 붉은광장서 반공시위/“고르비 대신할 인물 있나”열띤 토론 벌여
○KGB의장도 충성다짐
○…보수파 지도자인 정치국원 리가초프는 2일 당대회가 다음주중에 당최고지도자를 선출키 위한 표결을 실시할 때 고르바초프서기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가초프는 보혁세력간의 대립에도 불구,이번 당대회가 공산당을 결속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나는 고르바초프가 공산당의 지도자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할 생각이며 당대회가 그렇게 결정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모스크바방송의 뉴스간행물인 인테르팍스가 이날 보도.
이와 함께 KGB(국가안보위원회)의장이자 정치국원인 블라디미르 크류치코프도 이날 회견을 통해 고르바초프에 대한 자신의 충성을 다짐하면서 『나는 당내 중도파로 남아있을 것이며 고르바초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민주강령파 지도자 블라디미르 리셴코 대의원은 이번 당대회에서 연설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야코블레프를 새 당지도자로 추천할 것이라면서 『당의장으로서 민주세력을 결속시킬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있다면 바로 야코블레프이며 그가 당의장으로 선출되지 않는한 다른 후보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아나톨리 소브차크 레닌그라드 시장도 야코블레프가 새당지도자가 된다면 『아낌없이 당에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코블레프 자신은 『이번 당대회가 나에게는 마지막 대회』라며 95년 차기당대회 이전에 당직을 그만둘 것임을 시사하면서 『나는 더이상 정치적 야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상품은 모두 어디로갔나
○…당대회 개막과 때를 같이해 크렘린궁이 위치하고 있는 모스크바 붉은광장 한편에는 3백여명의 시민이 모여 공산당 반대시위를 전개. 『인민에 대한 범죄혐의로 공산당을 법정에 세우자』는 등 반공산당 깃발을 흔들며 구호를 외치던 이들 시위대는 대의원들을 태운 검정색 볼가 승용차 대열이 광장을 통과할 때마다 야유를 보내는 모습.
한 여인은 관리에게 『상점에 왜 상품이 하나도 없는가. 도대체 상품들이 어디로 갔단 말인가. 리슈코프 총리가 몽땅 먹어 치우기라도 했는가』며 힐난.
○거리에서 축소판 당대회
○…당대회가 열리고 있는동안 모스크바 거리에선 이번 당대회의 축소판이라고 할 정도로 고르바초프에 대한 토론이 활발히 전개.
군중 가운데 한명은 『내 생각에 현재로서는 고르바초프를 대체할 인물이 없다』고 지적하고 『고르바초프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다했으며 달리 방도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고르바초프를 옹호.
○“여성활약 적어 수치감”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소련정치에서 여성의 역할이 극히 미미한 현실을 비판하고 여성들에게 보다 많은 정치적 지위를 부여할 것을 강조해 이채.
고르바초프는 『우리는 소련정치에서 여성들이 맡은 역할이 충분치 못함을 인정해야 한다』고 전제,『이 대회장안에 모인 대의원중 여성은 몇명이나 되는지 둘러보라』고 힐난했다.<모스크바 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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