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 재외국민 병들면 "한국 가야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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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외국에서 단기 연수나 유학을 하고 돌아온 분들이 "한국처럼 병원 이용하기 편한 곳이 없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보험 제도가 없는 미국 등에선 의료비 부담도 만만치 않지요. 그래서인지 한국 국적은 있지만 외국에서 주로 사는 분(재외국민)들이 병을 앓게 되면 한국으로 돌아와 치료받는 경우가 꽤 많다고 합니다. 재외국민도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은 원하면 건강보험에 가입해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13일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에 따르면 건강보험에 가입한 재외국민 1만8000여 명이 올 들어 8월 말까지 낸 보험료는 37억여원입니다. 그런데 건강보험에 가입한 지 1년이 안 된 재외국민의 치료비로 건강보험공단이 지출한 돈은 30억원입니다. 1년 미만 가입자의 치료비로 전체 보험료의 80%를 쓴 것입니다.

2002년에는 이 비율이 36%에 불과했습니다. 이들이 주로 앓고 있는 병은 고혈압.당뇨병과 암입니다. 오래된 지병이거나 고액의 치료비가 드는 병이지요. 이 의원은 "일부겠지만 건강보험 혜택을 노린 '얌체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분석도 있습니다. 문제가 많지만 그래도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꽤 좋아졌다는 증거라는 것이지요. 늙고 병들면 모국으로 돌아오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기도 합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내 거주 외국인도 원하면 건강보험에 들 수 있는데 해외 거주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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