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강력한 조치 합의" 중 "평화적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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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과 중국이 북한 핵실험 대응을 놓고 온도차를 드러냈다.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인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가진 회담에서다. 미국은 부시 대통령과 탕 특사가 강력한 대북 조치의 필요성에 합의했다고 밝힌 반면, 중국은 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강조됐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쌍방, 북핵 문제 평화적 해결 강조'라는 제목 아래 "탕 특사가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후 주석의 구두 메시지를 부시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탕 특사는 "한반도 비핵화 실현이 동북아 안정과 중.미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며 "북핵 사태가 악화돼 걷잡을 수 없게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후 주석의 의중을 전했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반면 잭 크라우치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회담 직후 "북한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두 사람이 의견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크라우치 부보좌관은 "중국이 북한을 협상에 복귀시키기 위해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는 메시지를 가져왔다"며 "안보리 결의와 강경조치 추진 필요성에 모두가 동의한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탕 특사가 가져온 후 주석의 메시지에 이런 내용이 포함됐는지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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