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소렌스탐 '안방' 되찾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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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사진)은 9일이 만 36번째 생일이었다. LPGA 투어 삼성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에서 머물고 있는 소렌스탐은 그러나 이틀 뒤에야 생일파티를 했다. 대회 조직위가 11일 소렌스탐과 미셸 위(한국이름 위성미)의 합동 생일 파티를 열어줬기 때문이다. 미셸 위는 13일이 17번째 생일이다.

소렌스탐의 얼굴은 올해 유난히 거칠어졌다. 주름은 짙어졌고 검버섯 비슷한 반점들이 얼굴에 피기 시작했다. 평생 필드를 지배할 것처럼 당당하던 소렌스탐의 모습은 사라지고 있다. 북유럽 출신의 여성이 비교적 일찍 늙는다지만 소렌스탐은 그 속도가 빠르다. 올해 유난히 스트레스가 많았기 때문이다.

소렌스탐은 올해 '여제'에서 폐위되는 인상이다. 11일 현재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다승, 상금, 평균 타수, 올해의 선수상 부문에서 1위다. '소렌스탐 스트레스' 때문에 깊은 슬럼프에 빠졌던 2인자 카리 웹(호주)도 그를 앞질렀다. 경기 출전 수가 적어 상금과 올해의 선수상 점수에서 뒤졌다고 항변할 수는 있지만 평균 타수에서도 소렌스탐은 2위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13일 새벽(한국시간) 시작되는 삼성 월드챔피언십에서 소렌스탐은 시즌 4승째에 도전한다. 소렌스탐에겐 의미 있는 대회다. 그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8타 차로 우승을 차지, 프로 데뷔전을 치른 골프 천재 소녀 미셸 위의 기를 꺾었다.

소렌스탐은 다시 자신감을 찾은 듯하다. "8월 초 끝난 브리티시오픈에서 공동 31위에 그친 뒤 그립과 세트업부터 골프의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출전한 세 경기에서 소렌스탐은 우승과 준우승 두 차례를 차지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오초아를 추월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올해의 선수상 6년 연속 수상은 어려워 보이지만 상금과 다승, 평균타수는 추격 가시권이다. 다시 우승한다면 그의 얼굴은 지금보다 화사해질 것이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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