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 익히면 점수 따기 쉬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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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시 2에 가톨릭대·경기대·경희대·광운대·숭실대·아주대·인하대·전북대·한성대·홍익대·한국항공대 등 총 11개 대학에 지원한 학생들은'전공적성검사' 또는 '인성.적성검사'라는 필기시험을 치러야 한다. 이 전공적성 시험이 합격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학생들은 이들 11개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전공적성검사를 공부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전공적성검사와 관련한 책은 시중에 많지만 쓸모 있는 책은 없는 게 현실이다. 시험문제 유형이 바뀌기 전에 만들었기 때문에 이번 수시 2를 공략하는 데는 별 도움이 안 된다. 온라인 강의도 시험 유형과 너무 맞지 않는다. 전공적성검사의 유형은 천차만별이다. 꼭 집어 어떤 유형이 어느 대학에만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모든 대학의 문제를 다 준비할 시간이 되면 좋겠지만, 시간이 부족한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전략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최소한 지원할 대학의 유형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대비해야 한다. 더 많은 유형을 익혀 새 유형의 문제가 나왔을 때 당황하지 않고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에는 경희대·가톨릭대·인하대·숭실대·경기대의 수시2학기 전공적성검사 또는 인성·적성검사 대비법을 설명한다. 다음에는 광운대·홍익대·아주대·한성대·한국항공대·전북대의 전공적성검사 대비법을 설명할 예정이다.

1. 경희대 인성·적성검사
경희대 인성·적성검사는 지난 수시 1에서는 학교 측이 공개한 예시문제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문제 난이도가 꽤 높았다는 학생들의 의견이 많았다. 수리영역인지 언어영역인지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자료해석(그래프나 표를 주고 분석과 추론을 요구하는 문제)'의 경우 준비가 안 된 학생이라면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다. 시험 때까지 충분히 유형을 익혀두는 게 중요하다.

2. 가톨릭대 전공적성검사
올해 처음 전공적성을 시행했다. 문제 유형을 파악하기가 상당히 힘들었지만, 수시 1에서 언어영역은 대체로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맞춤법·표준어도 두어 문항이 나왔기에 따로 준비가 필요하다. 수리영역은 준비가 안 된 학생들이라면 다소 어렵게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하대·한양대·경기대 등의 시험유형을 미리 봐 둔 학생들은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았다. 자료해석이 수리 영역에서 나왔기 때문에 자료해석은 꼭 따로 살펴봐야 고득점의 길로 갈 수 있다.

3. 인하대 전공적성검사
인하대는 다른 대학들이 기준으로 삼을 만큼 다양하고 많은 문제가 공개된 상태다. 수시 1학기 역시 기출문제와 예시문제를 꼼꼼히 파악해 준비한 학생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수리영역의 경우 수열 유형의 문제가 다소 어려워졌다는 얘기가 들린다. 따라서 시간 안배에 충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주의할 것은 인하대는 오답에 대해 1문제당 3분의 1점 감점한다. 정확히 문제를 푸는 것이 중요하다.

4. 숭실대 인성·적성검사
숭실대의 경우 영어로 된 지문이 한 문제 나왔다. 하지만 영어 단어 수준은 중 2 정도 학생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만큼 쉬웠다. 따라서 영어의 경우 전공적성검사에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가지 예외적인 문제만 제외하면 숭실대의 수시 1학기 전공적성검사는 비교적 평이한 수준이었다. 다만 언어영역에은 지문이 다소 길었기 때문에 평소 글 읽기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 같다. 수리영역은 대체로 평이한 수준이었다.

5. 경기대 전공적성검사
경기대는 전공적성검사를 차분히 준비해온 학생들이라면 충분히 고득점이 가능했다. 다만 수리영역은 수리력(방정식을 이용한 계산)에서 다소 많은 문제가 나와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이 많았다.

◆총론
전공적성검사 또는 인성·적성검사는 암기력보다 직관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이 나오는 추세다. 교육부 방침이 그렇고 대학들도 이를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수험생의 80% 정도는 문제를 끝까지 풀지 못한다. 결국 나머지 20%의 학생들만이 대학에서 요구하는 학생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80% 학생은 수시 2학기 합격 희망이 없는 것일까. 전공적성은 유형만 파악한다면 충분히 고득점을 올릴 수 있는 과목이다. 남은 기간에 전공적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연습한다면 합격의 기쁨이 주어질 것이다.

경희대를 제외한 나머지 4개 대학은 큰 차이 없이 평이한 수준의 문제들이 수시 1에 출제됐다. 따라서 4개 대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기출문제와 예시문제의 유형을 잘 파악한 후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경희대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내가 어려우면 다른 수험생들도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학생은 시간 부족으로 많은 문제를 찍고 나왔다고 한다. 한 문제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모르는 문제나 어려운 문제는 체크만 하고 과감히 넘어가는 요령이 필요하다. 전공적성은 시간이 부족하게 마련이다. 혹시 모르는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말고 찬찬히 살필 경우 선택지에 있는 것들만 비교해 봐도 풀 수 있는 문제도 있다. 이런 문제들은 시간이 부족해서 풀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시간 안배를 잘해 적어도 아는 문제를 못 풀고 나오는 경우는 없도록 해야 한다.

김형일 중앙일보 프리미엄 대입 칼럼니스트(www.estudyca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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