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자연 누가 지키나(사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산의 청결 관리를 기업이 맡고 나선 「1사1산 가꾸기 운동」은 쓰레기 발생의 원인제공자가 그 처리도 책임진다는 점에서 환경보호를 위한 획기적인 진전이 아닐 수 없다. 환경보전협회등 단체와 환경처·행정관청·군장병·승려·학생·시민 등 1만5천여명이 참가해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5일까지 벌인 관악산 대청소 작업을 한 기업이 주도했고 앞으로도 그 기업이 관악산 관리를 지속적으로 담당할 것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 부터 역류통 경로(Backward Channel)의 쓰레기 회수 방법이나 기업이 쓰레기 처리비용의 상당부분을 분담하는 제도가 정착돼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빈병의 유료 회수 이외에는 처음 있는 본격적인 기업의 환경보호 참여 사례다.
소비수준의 향상으로 인해 쓰레기 발생량은 주체 못할 정도로 늘어나고 있고 행락 붐에 의한 산과 유원지의 쓰레기도 따라서 급증 일로에 있다. 전국 20개 국립공원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만도 1년에 1만7천여t에 이르는데 이것도 대부분 산아래 지역의 회수 가능한 것만을 따진 것이고 고지대의 쓰레기는 손도 못대고 있어 심각한 환경파괴의 원흉이 되고 있다.
쓰레기의 발생원인은 물론 최종 소비자의 소비행태와 환경윤리의식의 문제로 귀착된다. 자기가 쓰고 먹은 찌꺼기를 처리하는 책임은 소비자 스스로에 있음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손쉽고 지당한 이치를 무시하고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작태는 지탄을 받아 마땅한 일이다.
쓰레기는 인간이 생활하는 한 어떤 형태로든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방만한 소비와 대책의 불비로 쓰레기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산하가 그 공해로 병들고 있다. 지금까지 쓰레기는 「버리는 것」이라는 생각이었지만 앞으로는 생산자인 기업이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해야할까 하는 계획과 설계가 필요한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국민의 소비행태도 문제가 있겠지만 상품의 단위분량과 과대포장 여부도 엄중히 연구·검토해 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작년의 경우 발생한 쓰레기중 종이컵이 9억개,비닐 라면봉지가 39억개,알루미늄 캔이 6억개에 이르렀다는 통계를 보면 1회용 용기의 증가가 쓰레기 증가에 기여하는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번에 시작된 「1사1산」 청소운동이 각 기업으로 확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계기로 산하를 이용하는 모든 국민이 이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