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촌마을 관광객 봇물 왠일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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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장성군의 신촌마을. 7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사는 이곳 신촌마을이 요즘 관광객들의 문의전화와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때아닌 유명세를 타고 있다.

주민수가 300여명에 불과한 한적한 시골마을이 이처럼 유명해진 것은 포스코 광고에 나온 '무인가게' 덕분. 포스코는 지난달 19일부터 전라남도 장성군 신촌마을에 있는 '무인가게'를 배경으로 한 TV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무인가게를 통해 주민들이 재배한 옥수수 감자 고추 등의 농산물을 나눠 먹는 장면은 '세상은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광고에 나온 것처럼 이곳 무인가게에서는 주인이 없어도 주민들 스스로 필요한 물건을 찾아 물건값을 계산하고 거스름돈을 가져간다.

노인들이 가격을 잘 볼 수 있게 가격표도 큼직하게 달려 있다. 구입한 음료수를 바로 마시고 싶은 사람은 가게 한편에 비치되어 있는 컵을 쓰면 된다. 대신 사용하고 난 후에는 설거지도 직접 해야 한다.

모든 것이 '양심'을 바탕으로 한 '셀프'다. 그래서 무인가게는 마을주민들에게 '양심가게'로 불린다.

"양심가게 자주 이용하지. 예전엔 물건 사러 가려면 읍내까지 한참을 걸어 나가야 됐는데 이젠 가까이 있어서 편해. (거스름돈이 떨어지면) 가게에 주민들이 동전도 가져다 놓고 그러지."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김동남 할아버지의 말이다.

이같이 신촌마을을 대표하게 된 무인가게를 처음 연 것은 박충렬 마을 이장이다. 이전에 가게를 운영하던 사람이 경영난으로 가게문을 닫자 박 이장이 지난해 5월 사비 300만원를 털어 무인가게를 만들었다.

박 이장은 "사실 처음엔 우리 마을 무인가게가 광고에 나갈 만큼 귀감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해 광고 촬영 제의를 거절했었다"며 "지금은 포스코 광고 덕분에 많은 격려전화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홍보기획그룹은 지난 21일 신촌마을을 방문, TV 광고 제작에 협조를 아끼지 않은 신촌마을 주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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