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시험 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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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외무성은 3일 오후 관영 매체를 통한 성명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과학연구 부문에서는 앞으로 안전성이 철저히 담보된 핵시험(북한은 핵실험을 '핵시험'으로 표기)을 하게 된다"고 선언했다.

외무성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반(反)공화국 고립 압살 책동이 극한점을 넘어서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오고 있는 제반 정세 하에서 우리는 더 이상 사태 발전을 수수방관할 수 없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은 최근 강도적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채택(7월 15일)으로 우리에게 사실상의 선전포고를 했다"고 비난했다. 이번 성명은 지난해 2월 북한의 핵 보유 선언 이후 20개월 만에 나왔다.

북한은 핵실험과 관련해 "미국의 핵전쟁 위협과 제재 압력 책동이 계단식으로 확대되는 데 따라 우리는 투명한 대응과정을 거쳐 합법적으로 현대적인 핵무기를 만들었다는 것을 공식 선포했다"며 "핵무기 보유 선포는 핵시험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무성은 이 성명 발표가 "위임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경위나 위임 주체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성명은 또 "절대로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핵무기를 통한 위협과 핵 이전을 철저히 불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최종 목표는 조선반도에서 우리의 일방적인 무장해제로 이어지는 '비핵화'가 아니라 조.미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모든 핵위협을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비핵화"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성명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핵 문제 해결을 강조하는 등 협상의 여지도 남겨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종.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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