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전주,채권수집상 판교채권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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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의 채권 중개업자들과 일부 전주들이 판교에 주목하고 있다. 채권입찰제가 처음 적용된 판교 중.대형 평형의 제2종 국민주택채권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것. 채권 중개업자들은 판교 청약자들이 보유하게 될 채권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영업전략을 짜고 있다.

◆판교 채권 1.7조 발행 = 판교 중대형 아파트에 청약할 때는 제2종 국민주택채권액을 써내야 한다. 분양신청시 채권액수를 정해놓고 채권액이 많은 순서대로 당첨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채권입찰제'로 아파트 분양 후 차익을 노리는 투기꾼을 막기 위한 조치다.

판교 청약자들은 높은 경쟁률로 인해 모두 채권 최고액을 써낼 것이라는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청약자들이 구매해야할 채권은 평수에 따라 가구당 2억4000여만원에서에서 6억9000여만원어치에 달한다.

이렇게 발행되는 채권총액은 1조7075억원. 당첨자 발표 후 적격여부 확인절차를 거쳐 11월초쯤 채권을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은 대신.동양종금.현대.삼성.대우.우리투자.한국증권 등과 매도계약을 맺고 채권 판매에 들어간다.

◆부각되는 절세효과 = 판교 채권의 수익률은 10년간 연 4.6% 수준으로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절세 효과가 탁월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개인의 이자 및 배당소득이 연 4000만원 이상인 자는 금융소득종합과세 원칙에 따라 누진과세를 적용받는다. 판교 채권은 이와 달리 분리과세가 허용되는 10년짜리 만기 장기채권이다. 또 표면이자가 0%인 제로쿠폰이기 때문에 이자소득을 낼 필요도 없다.

한 사채업자는 "표면적인 수익률은 연 4.6%지만, 분리과세, 비과세 채권임을 고려할 때 실질 수익률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들에게는 괜찮은 투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주들도 물량 확보 채비 = 명동의 채권 수집상들은 판교 분양과정에서 쏟아져 나올 채권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청약 당첨자의 채권구매 대행을 통해 수수료를 챙기는 한편 채권매입 금융기관보다 싼 할인율로 당첨자의 채권을 사들이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수집상들은 당첨자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대리인 자격으로 채권 구매신청을 할 수 있다. 당첨자는 수집상에게 채권 구입번호를 전달받아 직접 채권을 구입한 후 곧바로 수집상에게 해당 채권을 매도할 수 있다. 일부 전주들도 판교채권에 눈독을 들이며 채권 수집상들을 통해 물량 확보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한 사채업자는 "자금여유가 있는 당첨자들은 채권을 팔지 않고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발행 물량이 많기 때문에 시중에 흘러나오는 채권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채권 투자자들과 전주들이 판교 채권에 관심을 갖고 이미 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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