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정한 뒤 차근히 설계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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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두달여의 겨울방학이 어느새 지나가 버리고 각급 학교의 개학일이 코앞에 다가왔다.
학생들은 이제 겨울방학의 아쉬움과 미련을 떨쳐 버리고 개학준비를 서둘러야 할 때다.
학년이 바뀌는 3월 사이에 낀 2월은 깊이있는 학습이 이뤄지기 힘든 시기이므로 학생들은 지난1년을 되돌아보고 진급할 다음 학년에 대비하는 준비기로 잘 활용해야 한다.
특히 현재의 중학교 2년생과 고교 2년생은 이제 곧「수험생」이 되므로 진학과 관련해 미리 1년 설계를 짜두는 것이 좋다.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1년간을 사전대비 없이 맞는다는 것은 「실패해도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과 다를게 없다.
◇예비 중3생∥대부분의 교육학자들은 국교시절을「진로인식기」, 중학교시절을「진로탐색기」, 고교시절을「진로결정기」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중학교 졸업반으로 올라가는 학생들이라면 자신의 진로에 대해 한번쯤 깊이 생각해 보고 결정은 하지 않더라도 큰 테두리정도는 잡아 놓는 것이 좋다.
중3이 되면 고교진학이라는 짐과 씨름을 하게 된다.
따라서 대학진학을 위해 인문계고교로 갈 것인지, 아니면 취업을 위해 실업계고교로 갈 것인지 일찌감치 결정해두어야 흔들림 없이 1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
진로와 관련해 최초로 맞게 되는 이 갈림길에서 어느쪽을 택하느냐 하는 결정은 물론 부모·교사와 함께 자신의 실력·적성·가정형편 등에 대해 충분히 따져본 후 내려져야 한다.
서울성산중 금상현교장은『강남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반에서 50%이내에 들어야 인문계고교 진학이 가능하다』며 『50%이내에 들지 못하는 학생이라면 어차피 대학진학도 꿈꾸기 힘든 형편이므로 차라리 사회진출을 위해 실업계 고교로 진학하도록 권하고 있으나 학부모들이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심사숙고끝에 인문계고교 진학을 확정지었다면 연합고사에 대비한 공부는 물론 장차 대학진학을 위해 국·영·수 등 주요과목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연합고사의 경우 서울시교위가 내년에 처음으로 2O%를 주관식 출제키로 하는 등 갈수록 주관식출제가 확대되는 경향이며 출제형태도 종합적 사고능력이 갖춰져야 풀 수 있는 까다로운 문제를 선호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학습패턴도 사뭇 달라져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예비고3생=고교3학년으로 올라가는 학생들 가운데 아무래도 대학진학이 어렵다고 느끼는 학생들은 더 이상 우등생들의 들러리로 머무르지 말고 자신의 활로를 찾아 나서야 한다.
인문계고교의 취업교육확대 방침에 따라 올해부터 많은 학교에서 취업반을 설치·운영할 계획으로 있다.
서울시교위는 대학 진학을 포기한 고3생들이 취업반에 들어갈 경우 서울직업학교·아현직업학교 등에 위탁, 직업기술교육을 시킬 방침이다.
교육과정 이수자는 바로 취업이 가능하며 2급기능사 자격취득자에겐 전문대(야간) 입학시 특전도 부여되기 때문에 한번쯤 고려해 볼만하다.
대학진학에 도전하는 학생들은 치열한 입시경쟁에 대비, 1년간 학습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공부해나가야한다.
3월초 각 대학 입학요강이 나올 때께면 학생들은 지원대학 및 학과를 1차로 결정지어야 한다. 각군. 사관학교· 경찰대·세무대 등 특수목적대학으로의 진학도 검토해 볼만하다.
한국교육개발원 강무섭박사는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 및 학과는 일찌감치 결정할수록 유리하다』며 『학과를 선택할 때는 당장 각광받는 학과보다 적어도 10년뒤 유망할 것으로 믿어지는 학과를 선택하라』고 충고한다.
수험생들은 흔히 6월과 9월에 슬럼프에 빠져드는 수가 많아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
경기고 3학년 담임 이재홍교사(43·국민윤리)는 『학기초 긴장된 마음으로 공부에 임하던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2∼3개월이 지나면서 기대했던 만큼 성적이 안오르는데다 날씨가 무더워지며 「6월 슬럼프」에 빠지고 대입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여름방학이 끝나면서 별로 공부한 것은 없는데 시험날짜는 임박해 옴에 따라 초조감과 강박관념으로 「9월 슬럼프 에 젖어든다』며 『본인의 의지와 주위의 도움으로 빨리 슬럼프를 벗어나야지 그렇지 못하면 심한 타격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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