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자 위주 경영 탈피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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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 회장이 24일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 참석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조지 데이 교수의 강연을 듣고 있다.

구본무 LG 회장이 계열사 최고경영진에게 '공급자 위주의 경영'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했다. 그는 24, 25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에서 고객 가치 혁신을 위한 과제를 제시하고 CEO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이번 회의에는 강유식 ㈜LG 부회장, 김쌍수 LG전자 부회장, 구본준 LG필립스LCD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사장 등 계열사 CEO 40여 명이 참석했다.

구 회장은 "고객 중심 경영을 계속 강조했지만 아직도 회사 내부의 관점으로 경영을 한다"며 "경영의 최우선 순위를 고객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단기 실적에 연연해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들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다"며 "좀 더 멀리 내다보고 고객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마련하자"고 강조했다. "기본으로 돌아가 고객을 중심에 놓고 하나씩 혁신해 나가자"는 당부도 했다.

구 회장은 참석자들과 함께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경영대학원)의 조지 데이 교수의 강연을 듣고 고객가치를 높이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들은 이번 전략회의에서 ▶고객가치 창출을 위해 CEO가 먼저 인식을 바꾸고 ▶권한을 고객과 직접 접촉하는 현장으로 넘기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 ▶사업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고객의 요구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고객가치 중심으로 조직과 인사를 재편하기로 했다.

구 회장은 올해의 그룹 경영 목표를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관의 확립'으로 삼고 이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그는 3월 임원 세미나에서 "어려운 때일수록 고객가치 창출을 위해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달 연구개발(R&D) 성과 보고회에선 "연구개발 활동에서도 혼을 담아 고객가치를 높이는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경영의 중심에 고객을 놓으라는 주문이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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