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아기 배양액 국내 첫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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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아기 시술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핵심요인인 배양액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처음 개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부산 세화병원 불임의학연구소는 31일 "10년동안의 연구 끝에 국내 불임병원에서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배양액을 자체 개발하는데 성공, 최근 특허를 받아 상용화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원측은 "최근 '동물 및 사람 체외수정란의 배양배지용 배양액 및 이를 이용한 수정란의 배양방법'이라는 명칭으로 특허를 받았으며 임상에 적용한 결과 25%에 그쳤던 시험관아기 성공률이 55%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병원측은 이어 "이번 특허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배양액을 자체 개발해 수정란 체외배양액의 국산화에 성공함으로써 연간 60억원 이상의 외화를 아낄 수 있으며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재료가 되는 배반포 배아를 안정 공급할 수 있어 줄기세포 연구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병원 불임의학연구소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배양액 개발에 나서 임신기간과 대사생리 등 사람과 공통점이 많은 소의 수정란을 실험소재로 채택, 10년간의 연구끝에 수정란을 배양액만으로 배아발육 단계상 자궁내막의 수용능력에 알맞은 발육단계인 배반포까지 체외배양시킬 수 있는 배양액 개발에 성공, 특허를 받았다.

이상찬 병원장과 김종흥 불임연구소장은 배양액 개발에 필요한 소의 난소를 얻기 위해 10년간 새벽에 경남 김해 도축장을 찾아 도축업자에게 간곡히 부탁해 난소 20여개를 얻어와 연구를 거듭했다.

김종흥 소장은 "이미 이 배양액과 배양기법으로 태어난 시험관 아기만 2천여명이 넘고 일본과 중국 러시아 불임병원 5곳에도 배양액을 공급하고 있다"며 "국내 불임병원과 배아줄기세포 연구진에 무상으로 제공할 의사도 있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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