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식당 메뉴판 영양정보 표시 논의중

중앙일보

입력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국민의 비만을 우려해 사상 처음으로 레스토랑의 메뉴판에 지방과 칼로리 등의 영양정보를 표시하는 계획을 관련업계와 논의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FDA는 이외에도 포장식품의 칼로리량을 더욱 눈에 띄게 하는 새로운 라벨 부착과 소비자들의 건강 다이어트를 위해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섭치하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밝혔다.

이와 관련, 올해 최소한 6개 주(州)와 워싱턴 D.C.에서도 레스토랑 체인점들에 한해 메뉴판에 지방과 칼로리 등의 영양정보를 공개하도록 규정한 법률안이 제출됐다.

FDA는 그러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아직 아무런 결정도 내린 바 없다고 밝혔으며 이날 관련업계 관계자들과 소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FDA 비만 태스크포스를 이끌고 있는 레스터 크로퍼드 FDA 부국장은 "아직 비만에 대한 명확하고 단일화된 메시지를 갖고 있지 않다"며 "대중이 원하는 것은 적절한 관리와 과체중을 막을 적당한 영양 프로그램을 얻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FDA는 레스토랑에 대해 영양 표시를 요구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이 같은 계획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관련업계의 자발적인 참여나 관련 법률 개정이 필요한 상태다.

맥도널드 등 패스트푸드 상점들은 그동안 자발적으로 영양정보를 공개하기도 했지만 문제는 좌석에 앉아 식사를 해야 하는 레스토랑들로 이곳들은 종종 메뉴를 바꾸고 식당마다 조리법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식품업체들도 포장식품의 영양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조치를 거부해 왔다.

전미레스토랑협회의 대정부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리 컬페퍼 부회장은 협회의 의견은 중립적이며 "FDA와 대화하고 움직임을 살펴보고 대응할 것"라면서도 업계는 원칙적으로 어떤 의무적인 영양정보 계획에 대해서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NPD 그룹이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인은 올해 평균 200차례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했으며 이때 평소보다 많은 식사량을 보였다.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횟수는 전체 22%에 불과하지만 식사량은 전체 38%까지 육박해 외식으로 인한 비만 위험성이 높게 지적됐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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