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치환 기술 이용한 임신 성공" … 中 연구진

중앙일보

입력

중국의 과학자들이 14일 미국 샌앤토니오에서 열리는 생식의학회(ASRM) 연례회의에서 핵치환 기술을 이용, 불임여성의 임신에 성공했다고 보고할 예정이다.

핵치환 기술을 이용한 임신은 불임여성의 임신을 돕는다는 좋은 취지가 있지만 유전적으로 3명의 부모를 갖게 되며 인간 복제와도 유사하다는 주장에 따라 윤리적인 논쟁이 또다시 불붙게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실험은 인간 복제에 대한 우려로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현재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중국 광저우(廣州) 순얏센(孫逸仙.일명 孫文)의과대학 연구진은 이날 8천700명의 불임 전문의들로 구성된 세계 최대 불임전문의 단체인 ASRM에서 핵치환 기술을 이용한 임신에 성공했다고 보고할 예정이다.

중국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난자에 문제가 있는 34세의 한 중국인 불임여성의 난자에서 핵을 채취한 후, 건강한 여성 기증자의 핵을 제거한 세포질에 삽입시켰다. 이후 이 난자를 남성의 정자와 결합해, 수정란 5개를 얻었으며 불임 여성의 자궁에 착상한 후 3쌍둥이가 임신됐다.

그러나 핵치환 기술을 이용해 임신에는 성공했지만 3쌍둥이는 세상에 나오지는 못했다. 임신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임산부의 요구로 배아 1개는 초기에 낙태됐으며 나머지 태아들도 24주와 29주째 합병증으로 유산됐다.

연구진은 태아들의 유산이 실험 과정과는 무관하며 임산부에 대한 보살핌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험상의 안정성은 여전히 문제로 남았다.

애틀랜타 생식생물학협회의 불임 전문가인 조 메시 박사는 실험 과정상의 크나큰 문제는 안정성이라며 안정성이 증명된다면 불임여성들의 치료를 위한 크나큰 진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리적인 차원에서 핵치환을 통한 불임 연구와 인간 복제와의 유사성 문제도 우려되고 있다. 미네소타 대학의 생물윤리학센터 제프리 칸 소장은 이 실험 과정이 "복제기술과 유사하며 이것은 복제에 대한 원칙적인 증명"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메시 박사는 이 실험은 개인을 복제하기 위한 의도가 없다며 "이것은 복제로 가는 길도 아니며 복제에 관한 것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당초 미국 뉴욕대학 의료센터의 존 장 박사와 제이미 그리포 박사가 이번 실험에 대한 토대를 놓았으나 이들은 식품의약국(FDA)의 규제와 비용 등의 문제로 지난 98년 중단했으며 이후 중국 연구진에 조언해왔다. (샌앤토니오=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