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난 트럼프에 "잊지마 코로나" 경고…미 실업률↓ 테슬라실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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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6월 실업률 하락에 반색했다. 전문가들은 장밋빛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6월 실업률 하락에 반색했다. 전문가들은 장밋빛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실업률이 예상보다 낮은 11.1%로 집계됐지만 미국 경제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미국 노동부는 6월 비(非) 농업 부문의 일자리가 480만개 증가했으며 실업률은 전달의 13.3%에서 2.2%포인트 떨어진 11.1%라고 발표했다. 당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4%의 실업률을 예측했으나 이보다 낮았다. 반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고용 수치에 진짜 기쁘다”며 “경제는 엄청나게 강하게 컴백했고, 다시 포효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 수치 호조에 증시도 호응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0.36%인 92.39포인트가 상승한 2만5827.36으로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인 S&P500지수는 14.15포인트인 0.45%가 올라 3130.01,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 지수는 53포인트 0.52% 상승한 1만207.63으로 거래를 마쳤다. 3일은 휴장이다. 미국의 휴일인 독립기념일(7월4일)이 토요일이라 3일이 대체휴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미국 금융 중심지 월가.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쓴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달 30일 사진. AP=연합뉴스

미국 금융 중심지 월가.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쓴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달 30일 사진. AP=연합뉴스

3분기 미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호재로 시작한 모양새다. 11월3일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미국에 3분기 경제 지표는 정치적으로도 큰 함의를 갖는다. 대선이 있는 해 3분기 증시가 전 분기 대비 오르면 여당 후보가, 내리면 야당 후보가 유리했다는 통계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3분기 처음 발표된 6월 실업률 하락을 각별히 반긴 배경이다.

그러나 월가(街)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WSJ는 실업률 하락 소식을 전하면서 “고용지표 호조 자체는 환영할만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더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6월의 실업률 감소는 어부지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 지난 2분기가 코로나19 경제 봉쇄로 인해 워낙 상황이 안 좋았기 때문에 2분기의 마지막 달인 6월에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 봉쇄 조치를 완화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올해 4월의 미국 실업률은 14.7%로, 192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이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최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설사 3분기 경제성장률이 V자 반등을 한다고 해도 이는 가짜 성장”이라며 “이미 50% 곤두박질을 쳤다고 할 때, 그다음에 25% 반등을 한들 무슨 소용인가”라고 반문했다. 실업률 역시 같은 맥락이다. 코로나19 이전의 수치로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실업률은 코로나19 본격 확산 직전인 지난 2월엔 3.5%에 불과했다. 1969년 이후 약 50년만의 최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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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재개 조치는 양날의 검이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텍사스ㆍ플로리다 주 등 상당수 지역에서 다시금 폭증하며 2차 대유행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전역 확진자는 연일 매일 5만명 이상으로 늘고 있다.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2일(현지시간) 현재 12만7681명, 누적 확진자 수는 265만8324명에 달한다.

이런 와중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건 트럼프 대통령 말고 한 명이 더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테슬라는 지난 1일자로 시가총액에서 일본 도요타를 앞지르며 세계 최고 가치의 자동차 기업으로 등극한 데 이어 2일엔 판매 실적 호조를 발표했다. 당초 예상보다 2만여대 더 많은 8만50대의 판매 실적을 발표하면서다. 이에 개장 전 거래에서 한때 테슬라 주가는 9% 급등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에도 불구, 테슬라가 북미 지역에선 6%, 중국 시장에선 4% 가격을 하락시키며 공격적 마케팅을 펼친 덕도 있다. 테슬라는 현재 상장돼있는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 지수에서 대형주 중심 지수인 S&P500으로의 편입이 목표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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