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유행하는 ´열성전염병´ 비상

중앙일보

입력

유행성출혈열.렙토스피라증.쓰쓰가무시증 등 가을철에 유행하는 ´열성 전염병´ 비상이 걸렸다.

감기와 비숫한 초기 증세를 보이다 방치하면 출혈 등으로 사망하는 이들 전염병 환자는 최근 5년 동안 2~10배씩 꾸준히 증가해 왔다.

이런 가운데 수해지역 벼세우기 봉사를 나갔던 경기경찰청 소속 의경들이 유행성출혈열로 의심되는 열성 전염병에 집단 감염돼 1명이 숨지고 46명이 입원하는 사태가 발생해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6일 경기도 안산보건소에 따르면 李모(21) 일경이 지난 3일 피를 토하고 쓰러져 서울대병원으로 옮겼으나 4일 오전 3시쯤 숨졌다.

서울대병원 이정빈(법의학) 교수는 "李일경이 유행성출혈열이나 이와 흡사한 렙토스피라.쓰쓰가무시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고열과 감기증세를 호소하고 있는 의경 46명을 서울 경찰병원으로 옮겨 치료 중이다.

이중 24명은 1.2차 조사결과 유행성출혈열 양성반응을 나타냈으며, 정확한 병명은 1주일 정도 지나야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숨진 李일경 등은 지난달 5일부터 15일 동안 안산시 선부동 일대에서 네차례에 걸쳐 벼세우기 대민봉사활동을 벌였다.

국립보건원은 "건강한 의경들이 집단으로 열성 전염병 증세를 보인 것은 이례적인 현상" 이라며 특히 농촌지역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유행성출혈열 환자는 1995년 89명에서 지난해 1백96명(사망 5명) 으로, 쓰쓰가무시증은 2백74명에서 1천3백42명(1명) 으로, 렙토스피라증은 13명에서 1백30명(1명) 으로 급증했다.

이들 열성 전염병은 주로 가을철에 들쥐나 야생동물의 타액 또는 배설물에 의해 전염되며, 초기엔 감기.몸살 비슷한 증세를 보이다 오한이 나며 2~3일 간격으로 눈이 충혈된다. 이어 두통과 피부반점 증세를 보인다. 잠복기는 9~12일.

◇ 주의사항〓국립보건원은 열성 전염병 예방을 위해 ▶들쥐가 많은 지역의 산.풀밭을 피할 것▶추수 때 장화.장갑을 착용할 것▶더러운 물에 손.발을 담그지 말 것▶잔디위에서 침구나 옷을 말리지 말 것▶귀가시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목욕할 것 등을 당부했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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