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백두산서 미사일 발사 훈련 … 대북 경고성 무력시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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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해방군이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長白山) 인근에서 지난달 25일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중국군의 이번 훈련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7월 5일)한 뒤 20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중국군 기관지인 해방군보(解放軍報)는 "선양(瀋陽)군구 모 포병부대가 지난달 25일 오후 9시23분 창바이산 일대에서 한 시간여에 걸쳐 미사일 발사 훈련을 했다"고 지난달 29일자로 보도했다.

<지도 참조>

해방군보는 밤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 적 헬기를 가상한 공중 목표물 등을 향해 23기의 단거리 지대공미사일을 발사해 모두 명중시켰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사일 발사 훈련 당시 5명의 군사전문가가 초청돼 훈련을 참관하고 심사.평가를 맡았다"며 "전자정보를 활용한 군의 실전 대응능력이 대폭 향상됐다"고 전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 훈련은 랴오닝.헤이룽장.지린 등 동북 3개 성을 관할하면서 북한과의 국경 수비를 담당하는 선양군구 산하의 16집단군(군단에 해당)이 실시했다.

앞서 홍콩 언론은 16집단군이 룽징(龍井).투먼(圖們).훈춘(琿春) 등 북한 접경지역에 지난달 중순께 2000명의 병력을 증파했다고 보도했다.

◆ 미사일 훈련 배경=탈북자 문제를 둘러싸고 최근 경계가 강화되고 있는 북.중 국경에서 중국군의 미사일 발사 훈련이 중국 언론에 보도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특히 이번 훈련은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양국관계가 삐걱대는 상황에서 이뤄졌기에 더욱 관심을 끈다. 최근에는 북한의 회령군 인근 접경지역에서 북한군과 중국군이 직접 상대를 겨냥한 총격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탈북자와 변경 무역업자들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예전의 산발적인 총격과는 성격이 다르다.

베이징(北京)의 한 북한 소식통은 중국군의 이번 훈련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강행 이후 북.중 관계가 냉랭해진 상황에서 실시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 훈련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염두에 둔 베이징의 '무언의 경고'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 중국군 16집단군=중국 인민해방군은 육.해.공군과 핵무기를 다루는 제2포병부대로 구성돼 있다. 이는 다시 베이징.난징.시안 등 7대 군구(軍區)로 나눠진다. 선양군구는 북한과 접경한 동북지역(옛 만주)의 방어를 담당한다. 그 산하에 16집단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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