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정부 자화자찬하다 방역 구멍” 민주당 도의원 “이슈몰이 그만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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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를 둘러싼 책임공방이 제주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태원발 코로나 확산 책임공방 #제주 14번째 확진자 140명 접촉

더불어민주당 소속 제주도의원 29명은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원희룡 제주지사가) 중앙정치를 위한 이슈 몰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원 지사가 전날 “정부가 방역 성공을 자화자찬하는 순간 구멍이 생겼다”고 비판한 데 대한 규탄 성명이었다.

원 지사는 지난 10일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도민이 ‘제주 14번째’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되자 정부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너무나 안타깝다. 황금연휴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었는데 들뜬 분위기 속에서 방역망에 구멍이 발생했다”며 “자화자찬하는 순간 그 틈을 바이러스는 치고 들어온다”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생활 방역 전환이 코로나로부터 안전하다거나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잘못된 신호를 국민에게 줘서는 안 된다”며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사태를 이러한 교훈을 얻는 사례로 삼아서 앞으로는 자화자찬과 들뜬 마음으로 당국이 휩쓸려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에 제주도의원들은 “원 지사가 국민적 어려움을 정쟁에 이용하고 있다”며 규탄하고 나섰다. 제주도의원들은 “원 지사는 이번 (이태원 클럽) 사태의 원인을 ‘정부의 코로나 방역 성공에 대한 자화자찬으로 인한 것’으로 호도하면서 국민적 어려움을 정쟁에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원 지사는 제주에서의 2차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선제적 방역조치와 관련 대책을 강구하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와 도의원들간의 책임공방은 제주에서 또다시 지역감염 우려가 확산된데 따른 것이다. 제주 14번째 확진자는 이태원 클럽을 찾은 후 제주로 돌아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여성 A씨다. 제주시 소재 한 의원에서 피부관리사로 일하는 A씨와 제주에서 접촉한 인원은 병원 방문객과 의료진 등 140명에 달한다. A씨를 포함해 최근 제주에서 이태원 일대를 찾은 방문자는 총 67명이다.

제주도는 이태원 일대 방문자 67명 중 66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재검사시 결과가 바뀌어 양성 판정이 나올 수 있어서다. 제주도는 전국적인 생활방역 전환에도 오는 20일까지 강도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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