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마비 사태-대처요령] 영·유아 질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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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하는 영유아가 울고 보챈다고 무작정 병원 응급실을 달려갈 수 없는 상황이다. 우선 병원 파업기간 중엔 병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우발사고에 의한 외상. 특히 요즘은 1년 중 어린이 우발사고가 가장 잦은 때이므로 각별히 유념해서 아이를 돌봐야 한다.

또한 사람 많은 장소에선 각종 전염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으므로 가급적 아이와 동행하는 외출은 삼가야 한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밖에 나갔다 올 경우, 식사 전후.화장실 다녀온 후엔 손을 꼭 씻는 등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외출 후엔 이빨을 닦게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음식은 반드시 끓여 먹여 설사 등 장염 위험성도 최소한으로 줄인다.

부모를 당황시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복통. 백일전후의 어린 아이라면 영아 복통을 생각할 수 있다. 이는 장이 미숙해 가스가 차서 배가 아픈 건데 젖먹이인 경우 우유 먹은 후 트림을 제대로 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만일 피똥을 싸거나 열이 많이 나고 설사.구토를 하면서 아이가 소변을 적게보면 병원을 찾는 게 안전하다. 단 응급실을 찾을 때는 의사에게 아이 상태를 간결하고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한다.

통상 어린아이의 상태를 가장 잘 설명해 주는 지표 중 하나가 노는 모습과 먹은 양, 대.소변 회수다.

비교적 나이든 아이들도 복통은 흔히 나타난다. 잘 놀다가 갑자기 데굴데굴 구를 정도로 통증이 심하기도 하는데 가장 흔한 원인은 대변이 꽉 찼기 때문. 따라서 열 없이 복통을 호소하면 우선 관장을 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급하다고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이용하는 것은 삼가는 게 좋다. 예컨대 손발이 파래진다고 손발을 따주는데 이는 아무런 도움이 안됨은 물론 오히려 상처를 내 감염의 원인이 된다.

또한 아이가 놀란 것 같다고 억지로 무언가를 먹이다간 이물질이 기도에 들어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삼가해야 한다.

갑자기 열이 나고 보채면 우선 미지근한 물로 물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목이 아픈 아이라면 우유도 시원하게 해서 줄 것. 특히 영유아는 열성경련 위험성이 있으므로 고열이 나지 않도록 해열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집에선 좌약이 안전하다.

아이가 호흡곤란이 심해지는 등 상태가 나빠질 것 같으면 보건소 등을 가급적 오전시간에 이용한다.

황세희 전문위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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