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왜 아내를 두고 외도를 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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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들 사이에는 ´아내의 벗은 몸을 보고 흥분하는 남편도 있냐´라는 농담이 있다. 또, 흔히 아내와의 성관계를 ´의무방어전´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만큼 남편에게 아내는 더이상 성적 매력이 없는 여자로 치부되고 아내 역시 남편과 관계를 하는 도중에 ´내일 반찬은 뭘로 할까´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남편과의 섹스에 관심을 잃게 된다.

하지만 서로 파트너가 바뀐다면 어떻게 될까. 그때도 역시 의무방어전처럼 섹스가 시들해질까. 결코 그렇지 않다. 미국에서 동물실험을 한 적이 있다. 발정기 때만 교미를 하는 동물도 같은 암컷과는 점차 교미횟수가 떨어지지만 암컷을 바꿔주면 교미횟수가 점차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 하물며 동물로 그럴진대 사람은 어떻겠는가.

미국의 성 심리학자인 쿨리지는 ´4년 주기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즉 4년 주기로 파트너를 바꾸면 섹스 횟수가 줄지 않고 부부관계도 권태롭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4년 주기설´이 불가능함에도 적지 않은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은 바로 서로에게 느끼는 권태를 제대로 짚어냈기 때문이다. 스와핑(부부 교환 섹스)도 서로간에 발생하는 권태를 극복하려는 한 가지 방안으로 생겨났다. 물론, 윤리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남편들은 수십 년을 산 아내에게도 신비함을 기대한다. 하지만 그저 기대에 그칠 뿐, 신혼 초의 신비감은 없어진 지 오래다.

어떤 남편은 출근 전에 화장실에서 이를 닦는데 아내가 문을 열고 들어와 볼일을 보더란다. 또, 다른 이는 아내가 볼일을 보면서 화장실 문을 열어놔 기가 막혔다고 한다. 뭐라고 한 마디 하자 ´화장실 둘 딸린 집으로 이사갈 능력도 없으면서 무슨 말이 많냐´는 식으로 대꾸를 했다고 한다. 서로가 너무 편해져 막 대하다보니 신비감은커녕 얼굴 보기도 싫은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럴 때 남자들은 다른 여자를 생각한다. 더이상 아내에게 기대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외도 이유는 의학적으로 40대에 들어서면서 여자에게는 남성호르몬이 증가하고 남자에게는 여성호르몬이 증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월이 흐르면서 아내의 ´기´가 남편의 ´기´를 누르는 일이 잦아지고 아내는 점차 여장부로 변해간다. 반면에 남편들은 드라마를 보다가도 울게 되고 괜히 센티멘털해지기도 한다. 학창시절 불던 하모니카가 생각나고 서점에 꽂혀 있는 시집에 새삼스럽게 손이 가기도 한다.

아내에게 시를 쓰고 싶다고 했다가 격려는커녕 면박을 받고 하모니카를 불다가 동네 시끄럽다고 구박받으면 남편들은 자신들의 심정을 이해해줄 다른 여자를 그리워하게 된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고, 이런 아내들의 잦은 면박은 남편의 자존심을 건드리게 되고 급기야는 아내와 정반대인 여자를 찾아나서서 사고(?)를 치게 된다. 그때 가서 후회해봐야 이미 상황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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