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팩트의 시간'..오늘 밤 미 어닝시즌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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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상처를 확인할 시간이다. 미국 기업들이 한국시간 오늘 밤 이후 올해 1분기 어닝(실적)을 발표한다. 첫 주자는 금융그룹 골드먼삭스다.

골드먼삭스 등 금융회사가 첫 주자로 성적표 공개 #우량 기업의 실적이 평균 11% 줄어들 전망 #2분기는 더 심각해, 평균 22% 정도 감소 예측! #여행ㆍ유통 등은 울고, 금융ㆍ헬스케어는 웃는다.

어닝시즌은 분수령이다. 지난달 글로벌 주가의 패닉과 이후 반등은 모두 추측을 바탕으로 한 움직임이었다. 코로나19가 경제에 남긴 상처에 대한 추측이다. 하지만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어닝시즌을 통해 추측이 아닌 팩트(fact)를 확인한다.

미국 S&P500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의 올해 실적 전망 예상치. 단위 %

미국 S&P500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의 올해 실적 전망 예상치. 단위 %

쇼다운(showdown) 직전의 긴장 탓일까.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328.60포인트(1.39%) 내린 2만3390.7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28.19포인트(1.01%) 미끄러진 2761.63으로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두 거래일 만에 첫 하락이다.

올 1분기 성적표는 빙산의 일각!

사태 원인인 코로나19의 확산 흐름이 진정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소식이 시장을 들뜨게 할 만했다. 앤드루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일 사망자 수 등의 곡선이 평탄해지고 있다"며 "우리가 무모한 짓만 하지 않는다면 최악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개별 기업에 남긴 상흔에 대한 우려가 강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올 1분기 S&P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11% 줄어들 전망이다.

올 1분기는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 깊은 상처는 2분기에 드러날 전망이다. 팩트셋은 2분기 미 우량 기업의 실적이 22%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넷플릭스, 아마존 급등이 말하는 것은? 

반면, 나스닥지수는 38.85포인트(0.48%) 오른 8192.42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외출자제령의수혜주로 지목된 넷플릭스와 아마존은 이날 오히려 각각 7%, 6% 이상 급등했다. 테슬라도 13% 넘게 폭등했다.

이날 주가만 봐도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웃는 업종이 있기는 하다. 영국 경제분석회사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업종은 여행과 유통이다.

경제의 줄기인 제조업과 건설도 상처를 크게 입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금융과 교육, 헬스케어, 공공부문 등은 크게 타격받지 않거나 오히려 팽창할 가능성이 크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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