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먹은 아기 비만 걱정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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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를 먹은(breast-fed) 아이는 조제유를 먹고(bottle-fed) 자란 아이보다 비만이 될 가능성이 현저히 낮으며 모유수유 기간이 길수록 그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 뮌헨에 위치한 루트비히 막스밀리안대학(LMU·Ludwig Maximilians University)의 루디거 폰 크리스(Rudiger von Kries) 박사는 바이에른주 아이들 9,3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분석 결과 이유식으로 전환하기 전 모유만 먹은 아기는 그 기간이 길수록 초등학교 입학전에 비만아가 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서방선진국의 경우 산모의 약 60%가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며 모유수유 기간은 평균 2개월이다.

폰 크리스 박사는 영국 의학전문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British Medical Journal)’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조사분석 결과 생후 3-5개월간 모유만을 먹은 아이는 같은 기간동안 조제유만 먹은 아이에 비해 5-6세때 비만아가 될 가능성이 30%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유수유 기간이 길수록 비만 가능성은 더욱 낮아져 6개월-1년일 때는 43%, 1년이상은 72%로 나타났으며 모유를 1-2개월밖에 안먹었을 경우는 비만 가능성도 10%밖에는 낮아지지 않았다고 폰 크리스 박사는 밝혔다.

모유를 먹지 않고 자란 아이들은 비만까지는 아니더라도 과(過)체중이 될 가능성도 모유만 먹은 아이들에 비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과 과체중은 체적지수(體積指數: 체중(kg)을 신장(m)으로 나눈 수치)로 판정기준을 삼았다. 즉 바이에른주에 사는 같은 성별, 같은 나이의 아이들중 체적지수가 상위 3%안에 들면 비만, 4-10%에 해당하면 과체중으로 규정했다.

이 조사분석에서는 또 아이들의 식사습관, 출생시 체중, 부모와 형제자매의 나이, 밖에 나가 노는 시간, 자기 침실이 있는지의 여부,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 등 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감안됐다. 폰 크리스 박사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부분적인 이유는 어머니가 조제유를 먹일 때 우유병이 비워지기까지 먹이려고 해 아기가 ‘과식’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요즘 성인당뇨병같은 비만관련 각종 성인병이 놀랍게도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경우가 늘고 있는 만큼 유아때부터 비만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폰 크리스 박사는 강조했다.

미국심장학회(AHA·American Heart Association) 영양위원회 위원장인 로버트 에켈(Robert Ekel) 박사는 “이 조사결과는 날로 늘어가고 있는 어린이 비만을 모유수유로 막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원출처]로이터통신, http://dailynews.yahoo.com/headlines/hl/ : 1999년 7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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