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시판, 국민건강 심각한 危害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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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의 국내 시판을 앞두고 대한의사협회가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판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KBS는 11일 비아그라 특집을 반영, 이 약품의 오남용 방지를 위한 당국의 조치를 촉구했다. 특히 의약분업이 시행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무분별하게 판매될 경우 국민건강에 심각한 해를 입힐 수 있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비아그라를 복용해 잃어버린 성생활을 되찾은 척추장애자 부부와 복용후 1시간 만에 심장마비로 사망한 남자의 미망인을 소개.
´인류의 사람을 한단계 높은 명약인가?´ ´자연섭리를 거스르며 생명을 위협하는 독약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외국의 현황과 문제점, 부작용 논쟁, 국내 시판을 둘러싼 이해 당사자들간의 갈등, 시판후 예상되는 사회적 부작용 및 문제점 등 폭넓은 내용을 다뤘다.

지난해 4월 세상에 처음 알려진 비아그라는 현재 61개국에서 시판되는 등 급속히 확산되고 있지만 부작용 또한 끊임없이 복고되고 있어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이 프로그램은 지적했다. 특히 완벽한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로 판매를 승인한 FDA에 대해 비난이 일고 있다.

지난해 말 임상실험을 거친 우리나라의 경우 부작용의 양상과 성에 대한 성향이 외국과는 차이가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국내 임상실험 결과 두통·시각장애 등 부작용이 미국보다 2배가량 높게 나타났으며 비아그라를 ´정력제´ ´강장제´로 오인, 남용의 소지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의대 안윤옥(예방의학)교수는 "이 약이 성기능향상 측면에서는 유용성이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안전성 면에서 우리나라가 외국과 동등하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

특히 심혈관계와 관련된 이상 반응 발현 빈도가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높아 전문가의 사전 검토없이 복용하면 문제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국내 시판을 앞두고 "환자 편의를 위해 약국에서 판매돼야 한다"는 약사측의 주장에 대해 "비아그라는 복용후 ´사망할 수 있는´약으로서 단순한 부작용을 갖고 있는 약품과는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의사의 처방에 으해서만 판매돼야 한다"는 의사측 주장이 맞서고 있다고 설명하고,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는 미국과 부인 승낙서까지 필요한 일본이 경우를 예로 들어 제도적인 안전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의약분업이 시행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아무런 제약 없이 약국에서 판매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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