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 시위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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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베를린 로이터·AFP=연합】지난 주말의 5대도시 민주화시위에 이어 9일에도 약수만명의 동독시민들이 라이프치히에서 강경보수 공산체제에 대항, 개혁과 자유를 요구하는 데모를 벌였으나 호네커 당서기장은 후퇴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채 이번 사태를 실패로 돌아간 지난봄의 중국인민봉기에 비유했다.
이날 남부도시 라이프치히에서는 전통적인 월요예배를 보기 위해 성니콜라스교회에 모인 반정부 인사 주축의 시민들과 일빈군중이 합세, 『우리는 폭력을 원치 않으며 오직 개혁을 원한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도심 둘레의 순환도로를 평화적으로 행진했으며 사태의 악화를 막기 위해 투입된 수천명의 경찰 및 민병대는 지난 7일과 8일의 강경진압 행동과는 달리 군중을 강제해산 할 즉각적인 태세는 취하지 않았다.
서방외교소식통들은 이날 시위군중을 4만 내지 5만명으로 추산했으나 개신교소식통들은 모두 7만명이 가담했다고 전했다. 라이프치히뿐만 아니라 동베를린과 드레스덴·할레등 다른 도시에서도 이날 시위가 계속됐다고 교회 소식통들은 말했다.
그러나 호네커는 동독을 방문중인 중국부총리 야오이린 (요의림) 과의 회담에서 『우리는 북경의 반혁명소요사태와 동독 등 사회주의 국가들에 대한 제국주의자들의 명예실추운동으로부터 사회주의의 기본가치를 고수해야 한다는 근본적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동독 관영ADN통신이 보도했다.
호네커는 동서냉전시대의 용어를 꺼내 제국주의가 공산주의를 파괴하기 위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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