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뒤 서울 집값 오른다" 석달만에 맘바꾼 부동산 전문가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부동산 전문가의 절반이 1년 뒤 서울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3개월 전 같은 조사 때와 달리 집값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간한 ‘경제동향 7월호’에 이런 내용을 포함한 최신 경제동향 분석을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2분기 부동산시장 전문가 106명(응답 기간 지난달 20∼26일)을 설문한 결과 53.8%가 1년 뒤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현재보다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와 같을 것이란 예상은 21.7%, 하락할 것이란 전망은 24.5%였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3개월 전 1분기 설문조사 때는 전문가의 59.4%가 1년 뒤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울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이 높다고 응답한 전문가 비율은 39.6%로 전 분기(31.1%)보다 더 많아졌다. 이처럼 전망이 달라진 것은 최근 서울 집값이 약 한 달간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나오고 있는 ‘집값 바닥론’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ㆍ총부채상환비율(DTI), 세대별 주택담보대출 건수 등 금융규제에 대해 현행 유지가 바람직하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70.8%, 67.9%, 53.8%였다. 보유세와 관련해 재산세ㆍ종합부동산세 모두 현행대로 유지하자는 의견은 각각 57.5%, 44.3%였다. 반면 거래와 관련한 취ㆍ등록세는 완화하자는 의견이 58.5%였다. 양도세는 현행 유지(46.2%) 의견이 가장 많았고, 완화(41.5%) 의견이 뒤를 이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올해부터 다시 시행된 전ㆍ월세 등 임대료에 대한 소득세는 현행 유지 의견이 각각 67.0%, 42.5%로 다수였다.

한편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둔화가 다소 완화됐으나, 투자와 수출은 위축되며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며 넉달 연속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경기에 대해 ‘둔화’라는 표현을 썼다가 4월부터 이달까지 ‘부진’이라는 단어를 넉 달째 사용하고 있다.

KDI는 “생산 측면에서 광공업생산이 정체된 가운데 서비스업 생산은 낮은 증가세에 머물러 있다”며 “소매판매액은 증가 폭이 소폭 확대됐으나 투자 부진이 지속하고 수출 감소 폭은 확대되는 등 수요가 여전히 위축돼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아직 하반기가 남았지만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영향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은 연초에 생각한 것 보다 많이 낮아질 것 같다”며 “세계적으로도 성장률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대외여건까지 포함하면 지금 같은 경기 부진이 몇 달 사이에 경기 개선이나 회복으로 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