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바르셀로나에서 오토바이 날치기 피하려다 중상

중앙일보

입력

외교부 전경. [뉴스1]

외교부 전경. [뉴스1]

24일(현지시간) 오후 11시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한국인 여성 1명이 오토바이 날치기 절도를 피하는 과정에서 넘어져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고 외교부가 26일 밝혔다.

외교부 "범인 검거 위해 긴밀히 협력" #"스페인 외교부도 지원 제공 의사 전달"

외교부에 따르면 주바르셀로나 총영사관은 이 사건을 접수하고 담당 영사를 병원에 파견해 환자 상태 및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카탈루냐 주경찰에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및 조속한 범인 검거를 요청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조속한 범인 검거를 위해 주재국 경찰 등과 긴밀한 협력체제를 유지하고, 현지 방문 가족 및 사고자에 대하여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적극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외교부도 주스페인한국대사에게 연락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스페인 현지 언론도 이 사건을 비중 있게 전했다. 일간 라 방가르디아(La Vanguardia)는 "24일 10시 40분쯤 바르셀로나 디아고날 마르 쇼핑센터 인근에서 오토바이를 탄 날치기가 가방을 빼앗으려는 과정에서 한국인이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며 "이 장면을 목격한 현지인이 신고해 델 마르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고 사건경위를 상세히 전했다. 당초 라 섹타(La Sexta) 등 현지 언론들은 "피해자는 관광차 바르셀로나를 방문한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한국 정부 고위관계자"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외교부 당국자는 "해당 여성은 정부자문위원회 민간 부위원장으로 바르셀로나에 공무 출장 중”이었다고 밝혔다.

한국인이 스페인에 입국했을 때 외교부에서 발송하는 안내 문자메시지.

한국인이 스페인에 입국했을 때 외교부에서 발송하는 안내 문자메시지.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1년에만 여행객 약 3200만이 방문하는 유명 관광 도시인 데 날치기가 기승을 부린다. 바르셀로나의 현지인들은 페이스북 페이지 '바르셀로나 레지던스 어게인스트 로버리(Barcelona Residents Against Robbery)'를 통해 날치기 피해 상황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각 국가 대사관에 경각심을 촉구하는 시위도 계획 중이다.

이번 사건으로 바르셀로나에 거주하는 교민들 역시 불안감이 높아졌다고 한다. 현지 교민 박지영(28)씨는 "외출할 때마다 날치기를 목격한 뒤 가방을 아예 들고 다니지 않을 정도로 날치기가 심하고 체감상 최근 들어 치안이 더 안 좋아졌다"며 "외교부에선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문자로 간단한 주의사항만 보내는데 현지 경찰도 사실상 날치기에 손을 놓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현지의 불안한 치안 상황과 유의사항을 알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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