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윤석열 강직해서 걱정할 정도. 칼날 우리 향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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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 패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 패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선거법 문제만큼은 최선을 다 해서 (자유한국당과도) 합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모든 선수들이 합의할 수 있는 룰을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는 건 저의 신념이기도 하다”며 “야당을 배제하지 않고 완전한 선거법 합의를 이루는 것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의원 정수와 비례대표 축소에 대해선 “비례대표 확대를 모색할 때 비례대표제 폐지 법안을 들고 나온 한국당의 태도도 다 이해해주기는 정말 어렵지 않느냐”면서 “국민들의 시선에서는 어깃장 놓은 거라고 보이지 않을지 하는 점도 한국당이 되돌아봐야만 우리가 선거제도에 합의할 수 있는 큰 문이 활짝 열린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선거법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두 달 넘도록 국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데 대해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어 송구스럽다.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더없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설득의 정치는 여당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야당도 여당과의 소통에 보다 진정성을 갖고 임해주시길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정상화 차원에서 한국당 의원들의 고소ㆍ고발을 취하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국회선진화법을 만들어 적용하기로 국민 앞에 약속했는데 이유가 어찌됐건 저희들이 충돌 과정에서 이것을 스스로 어겼다”며 “스스로 어기고 스스로 고소ㆍ고발해놓은 상태에서 스스로 다시 취하한다면 국민이 봤을 때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 세 번째)가 19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 세 번째)가 19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원내대표는 최근 윤석열 중앙지검장을 신임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한 것이 검찰의 중립성을 보장하느냐는 질문에 “윤석열 총장 후보자가 자신이 가진 검찰의 칼을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이야기를 저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쉽게 말하면 우리 정부의 이야기도 듣지 않고 자신의 원칙대로 강직하게 행동할 수 있다는 걱정이 있을 정도다. 나중에 (그 칼이) 우리를 향해 돌아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단순히 검찰 힘 빼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핵심은 검찰의 힘을 빼는 것이기도 하지만 경찰의 개혁도 병행하는 과정”이라며 “검찰의 힘을 빼서 경찰한테 힘을 더 주는 문제가 아니고 비대화될 경찰 권력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친문 핵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만남에 대해 “그 자리에 기자가 있었는데 관권정치를 꾀하기 위해 만났다는 건 언론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기자가 오기 전 15분간 단 둘이 만났다는 지적에 대해선 “15분 사이에 내년 총선 전략이 완성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의 ‘회전문 인사’에 대한 지적에는 “최근 인사문제와 관련해 (당청간) 자연스러운 소통과 의사전달이 시작됐다”며 “한두달 안에 모든 것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그동안 경험하고 판단한 것보다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민주당 총선 공천룰이 문 대통령 참모들에게 유리하다는 해석과 관련, “친문 인사 일변도로만 공천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집단적 이성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공천 심사에서 ‘정치신인’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조 수석은 ‘저명한 신인’”이라며 “만일 총선에 출마한다면 신인 가산점을 받으면서 출마할 가능성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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