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식 “정부, 기득권 세력보다 새로운 변화 쪽에 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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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강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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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외환위기 당시 경제부총리였던 강경식 전 부총리가 “4차 산업시대의 정부는 공급자 이익 보호는 지양하고 소비자 이익을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2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NSI) 수요포럼 1000회 특별강연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가경영전략연구원 특강 #백세시대 빠른 속도로 현실화 #평생직장 없는 평생현역 생활

그는 “정부는 새로운 변화를 촉진하거나 최소한 뒤늦지 않게 따라가도록 바뀌어야 한다”면서 “기득권 세력의 편에 서서 새로운 변화를 저지하던 것에서 이제는 새로운 변화 쪽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공급은 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가고, 소비는 자유로운 선택의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게 그의 제언이다. 그래야 소비자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새로운 변화’는 이미 진행형이다. 강 전 부총리는 “인공지능(AI), 3D 프린팅 등만 봐도 제조업은 이미 서비스 산업화하고 있다”며 “기존에는 소유해야 자유 사용이 보장되던 것에서 이제는 소유하지 않고도 함께 사용하는 걸 기본으로 하는 사회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수단(우버)·숙박(에어비앤비) 등의 공유경제 활성화를 염두에 둔 말이다.

그는 “백세시대가 빠른 속도로 현실이 되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젊을 때 공부하고 청장년 때는 일하고 노년에는 은퇴하는 게 기본 틀이었다면 이제는 평생학습·평생현역이지만 평생직장은 없는 틀로 바뀌게 된다”고 짚었다.

정부의 복지재정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 대해 그는 “복지는 사회적 최저수준을 지키는 것은 (국가)재정이 담당하고, 그 밖의 것은 선택의 자유와 수익자부담 원칙을 기본으로 하는 경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992년 6월부터 매주 수요일 진행되어온 수요포럼은 역대 참석 인원만 8만명에 달한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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