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겐 많아 피부노화 막는다? 돼지껍데기의 배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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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피부 내 콜라겐 단백질이 피부 노화 현상을 막고 피부 탄력을 유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도쿄대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17형 콜라겐의 일종인 ‘COL17A1’이 피부 내에서 줄기세포 간 경쟁을 촉발해 손상됐거나 문제가 있는 세포를 제거하고 피부 노화를 막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특히 자외선 노출·산화 스트레스 등 요인으로 COL17A1이 줄어들면 피부 노화 현상이 가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결과는 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됐다.

일본·프랑스 등 국제 공동연구진 #17형 콜라겐 COL17A1 역할 규명

니시무라 에미 도쿄대 교수 등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줄기세포 간 경쟁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다. COL17A1의 수준이 높은 줄기세포가 피부의 표피 최하층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으면서 상대적으로 COL17A1 농도가 낮은 줄기세포를 밀어내는 현상이 관찰된 것이다.

연구진은 “쥐의 꼬리 부위와 인간의 피부는 공통점이 많은 만큼, 생후 7주~30개월까지 쥐를 대상으로 피부 노화 현상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COL17A1 단백질이 감소하는 것을 막는 물질이 ‘Y-27632’와 ‘아포시닌’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연구진은 “향후 피부 노화를 방지하기 위한 화합물을 알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피부 재생과 노화 방지 의학 발전에 중요한 걸음”이라고 밝혔다.

이상은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콜라겐 하면 돼지껍질 등 음식섭취를 많이 생각하지만, 이번 역할이 규명된 17형 콜라겐은 이것이 불가능하다”며 “이 때문에 항산화 요법 등 기존 COL17A1의 수준을 최대한 유지하고,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이것이 다량 발현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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