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화재 목격 여고생, 기지 발휘해 50대 생명 구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청주 상당구 용암동 3층 빌라에서 16일 오후 12시 30분쯤 불이 났다. 화재 현장 모습. [청주 동부소방서 제공]

청주 상당구 용암동 3층 빌라에서 16일 오후 12시 30분쯤 불이 났다. 화재 현장 모습. [청주 동부소방서 제공]

빌라 화재를 목격한 한 여고생의 용감한 행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16일 청주 동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30분쯤 상당구 용암동의 3층짜리 빌라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주변을 지나던 심모(16)양은 연기가 난다며 119에 화재 신고를 했다. 구조대원들은 현장에 도착해 빌라 창살을 뜯어내고 들어가 바닥에 누워 신음하던 빌라 세입자 A(51)씨를 구해냈다.

음주 상태였던 A씨는 양발과 엉덩이에 2도 화상을 입고 충북대 병원을 거쳐 화상 전문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이송 당시 의식이 있었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원룸형 빌라 내부 20㎡와 가재도구를 태워 700여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19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구조와 진화 과정에서 청주 모 고교 1학년생 심양의 의로운 행동이 알려졌다. 길을 가다 이 빌라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목격한 심양은 출입문이 열리지 않자 도로 쪽 창문으로 눈을 돌렸다. 창문 아래에 SUV 차량이 주차돼 있는 것을 발견한 심양은 재빨리 트렁크 쪽을 밟고 올라가 창문을 열어 연기가 빠지도록 한 뒤 119에 신고했다.

동부소방서 관계자는 "유독 연기가 많아서 심양이 창문을 열지 않았다면 생존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심양에게 물어보니 평소 주위를 도와주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며 "다음 주 심양에 대한 표창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