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의 미세먼지 조롱 "비닐에 담아 서울에 뿌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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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그 중국 책임론을 3면 기사와 사설로 반박한 8일자 환구시보 지면.

스모그 중국 책임론을 3면 기사와 사설로 반박한 8일자 환구시보 지면.

중국 대중지 환구시보가 8일 한국의 중국 스모그 비난 여론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날 3면에 “한국 언론 아직도 ‘스모그는 주로 중국에서 온다’며 과장보도”라는 기사와 “스모그 중국에 책임을 묻는 한국 여론 지나치다”는 사설을 싣고 스모그 중국 책임론을 반박했다.
신문은 “최근 한국에서 스모그가 반복 출현해 민중의 원성이 높아지면서 중국에 대기 오염 상황과 다른데도 한국 비난 여론의 화살이 다시 중국을 겨누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한국 여론의 가장 큰 특징은 충동적인 것으로, 쉽게 분노하거나 좌절하며 다른 동아시아 국가보다 민족주의 이데올로기 색채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중국 책임론을 전적으로 부정하지는 않았다. “한국 언론이 보도했듯이 서울의 스모그가 선양과 베이징에서 온 것일까”라고 반문한 뒤 “중국인은 대개 한국의 스모그가 중국과 전혀 관련 없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전면적이고 정확한 과학적 관측과 분석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 스모그의 50% 이상 심지어 75%가 모두 중국에서 왔다는 주장은 주관적이고 상식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대기의 개선 상황을 강조했다. “모두 알다시피 중국 북부 지역의 스모그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한국의 스모그는 갈수록 심각해졌다”며 “한국인은 베이징 스모그를 비닐봉지로 싸서 서울 상공에 뿌렸다고 생각하나”라고 반문했다.
 신문은 “우리는 한국 여론이 냉정해지고 ‘실사구시(實事求是·사실과 진실을 추구)’ 하기를 희망한다”며 “한국 학자와 연구기관은 과학을 존중하고 스모그 관련한 관점을 발표할 때 반드시 신중하고 여론에 잘 보이려는 사심을 버려야 한다”고 전했다.
또 “스모그 문제에 대해 한국의 일부 정치인의 급진적 발언은 투기적 성격이 강하고, 그들의 무책임한 태도는 질책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모그 중국 책임론이 한국의 스모그 퇴치 노력의 시간을 지체할 수 있다는 사실”이라며 중국의 스모그 퇴치 경험을 한국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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