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의 또 다른 이름 '쿤스트 스타치온(Kunst-Station)'은 어떤 의미인가.
"문자 그대로 '예술 정거장'이다. 정거장은 어디론가 떠나기 위해 잠시 멈췄다가 가는 곳이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현대 도시에서 성당은 이제 옛날처럼 종교 기능에만 머물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미사가 있는 날 외에는 의자를 치우고 성당 전체를 텅 비운다. 전시회를 열고 음악회를 마련한다. 과거 종교는 예술과 한 몸이었다. 지금 종교는 예술을 모르고 무조건 정신의 정화를 이야기한다."
-'예술 정거장'에서 중시하는 점이 있다면.
"번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침묵의 공간이다. 나는 아시아 음악을 좋아하는 데 음과 음 사이에 두는 '휴지부', 즉 '사이' 의 철학을 사랑한다. 음과 음 사이의 소리 없음은 중요하다. 나날의 바쁜 생활 속에서 쉼없이 끌려다니던 사람들이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들으며 정신의 침묵을 체험하는 것이 바로 '예술의 정거장' 아닐까."
-프로그램은 어떻게 짜나.
"400명쯤 되는 운영위원 모임에서 결정한다. 나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성당 홈페이지(www.kunst-station.de)에 들어가면 전시회나 음악회를 열고 싶은 사람이 지원할 수 있는 절차가 있다. 단 하나 제한이라면 현대미술과 음악 쪽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음악 중에서도 새로 작곡된 작품의 초연을 환영한다."
쾰른.노이스(독일), 바젤(스위스)=글.사진 정재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