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창구 단일화 이해안된다"<허담>|"남한공산화 불가능 깨달아야"<김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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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허담=대화하자고 말씀하셨는데 우리도 그렇게 생각하고있고 상대방을 타도·전복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70년부터 대화해 보았는데 군사·정치적 문제로 분위기 조성이 안됩니다.
서로 총을 맞대고 대결분위기가 계속되는 속에서는 대화성과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기본적으로 군사문제를 풀자는 것입니다. 팀스피리트도 중단되고 군사력도 감축되어야 합니다. 정상회담하자는 것 반대하지 않습니다. 김일성주석께서도 하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문목사 사건이라든지, 대화는 공산주의자와 하는 것인데 연공·용공하면 처벌하고 있으니 이런것들이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금총재=외군말씀을 하시는데 이 세상에 어느국민이 자기나라에 외국군대가 주둔하는 것 좋아하겠습니까.
미국군의 주둔은 전쟁억제를 위한 목적이고 방어를 위한 것입니다.
때문에 무엇보다 남북이 서로 평화에 대한 신뢰가 먼저 생겨야 합니다.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는, 그리고 이땅에 평화가 보장된다는 확신이 서면 문제해결이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의 주변정세도 많이 변하고있고 우리가 소련을 방문한 것도 큰 변화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북을 고립시키거나 제외시킬수도 없고 북한의 동포도 잘살기를 원합니다. 서로 분단의 고통을 극복하기위해 대화를 통해 화해하고 신뢰를 빨리 찾읍시다. 문목사 사건도 그렇습니다.
북이 남한을 잘못 판단하고 있습니다. 남쪽국민의 사상을 변화시키거나 공산화시킨다는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문목사가 왜 공개적으로 정부와 이야기 한마디 없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통일문제는 떳떳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허=대화합시다. 고향방문단 교류도 이번에 제의했습니다. 김총재께서도 평양방문관계 용단을 내리십시오. 평양 오셔서 김일성주석과 뵙고 의논하시면 의사소통이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노태우대통령의 통일에 대한 생각은 어떻습니까.
▲김=노대통령도 통일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문목사 처벌하니 우리 인민에게 할말이 없습니다.
무슨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다른문제 하나 더 제의하겠습니다. 창구단일화 문제입니다. 외국도 그렇지만 남쪽에도 여야가 있고 각기 다른 목소리가 있습니다. 야당은 자기목소리를 가지는게 관례인데 통일문제는 창구를 일원화해서 협소화 시키는 감이 있는데 이해할 수 없습니다.
대학생 국토행진 하겠다는데 정부승인없어 못했고 13차청년체전 참석도 정부가 간섭해서 안되고 있습니다.
▲김=통일논의는 다양해야 합니다. 각자 자기들의 주장을 할수 있어야지요. 그러나 북과 대화의 창구는 단일화해야 합니다.
누가 집권읕 하든 이것이 안되면 중구난방이 됩니다. 창구를 다원화하면 통일대화에 오히려 장애요인만 생기고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부가 강력한 힘을 가지고 단일화된 창구로 대화를 추진해야 효과적입니다.
▲허=학생들 북한에 오겠다는데 도와주지 왜 반대하십니까.
▲김=학생교류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학생 천명 보낼테니 북쪽학생 천명 보내십시오. 상호교류 얼마나 좋습니까. 이렇게 해야지 일방적으로 학생들을 오라고 하는것은 혼란을 조성하는 것으로 밖에 볼수없고 이는 통일에 아무런 도움이 안됩니다.
▲안병수=오해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작가회의니, 범민족회의니 하는 것은 전부 남쪽에서 제의해온 것을 우리측이 받은 것입니다.
우리가 혼란 조성하려는 것 아닙니다. 총재께서 평양방문을 이자리에서 결심하셔서 말씀해 주시지요.
▲박관용=김총재 평양방문에 대해서는 아까 분명히 어렵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허=그럼 회담 공개여부를 어떻게하면 좋겠습니까.
▲김=이런 만남을 비밀로 해서는 안됩니다. 공개해야지요. 그러나 곧 귀국해야 하고, 당분간만 비공개로 해야겠습니다.
▲허=보도문을 만들어서 그때가서 공개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안병수가 가방에서 준비된 공동보도문을 내 보이며 박관용의원에게 건네주었다)

<공동보도문 요지>
『6월6일 허담과 김영삼총재와 모스크바에서 상봉이 있었다.
김총재에게 평양방문을 다시 제의했고 김총재는 조속한 시기안에 방문하겠다고 약속했고, 통일위해 많은 의견교환 했으며 이해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김총재는 만족을 표시했다.』
▲김=오늘 합의된 사항도 없고 각기 사실대로 밝히면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서로 신뢰를 가져야 합니다.
▲박관용=내용도 사실과 다릅니다. 공동보도문 작성할 필요가 없습니다.
▲허=좋습니다. 그러면 각자 밝히기로 합시다.
▲김=우리측이 발표한 후에 발표하는게 좋겠는데 그렇게 하시지요.
▲허=좋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러면 총재님과 단둘이서 2∼3분만 이야기했으면 합니다.
▲김=우리이야기 장시간 충분히 하지 않았습니까. 은밀히 다시만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허=그럼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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