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추월 눈 앞에 둔 화웨이 “내년엔 삼성전자도 추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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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의 최고경영자(CEO)가 모바일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앞지르겠다고 재차 밝혔다.
CNNㆍ씨넷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제품그룹 CEO는 지난 24일 “이르면 올해, 늦어도 2020년 말까지 우리는 넘버 원 업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9460만대로 추산된다. 이 기간 화웨이는 2억70만대를 팔아 격차를 크게 좁혔다. 판매량 2위 애플(2억960만대)을 거의 따라 잡은 화웨이가 내친 김에 삼성전자까지 추월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셈이다.

리처드 유 "2020년 말까지는 우리가 넘버원 될 것"  

리처드 유는 그간 삼성전자에 대한 경쟁심과 적대감을 드러내는 발언을 지속해왔다. 그는 지난해 10월 “2019년 우리는 1위에 매우 가까워져, 아마도 삼성전자와 비슷한 위치에 설 것”이라며 “2020년엔 (1위에 오를)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6년 전인 2013년에는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처럼 마케팅에 엄청난 돈을 쓰면 소비자들은 그 제품이 실제로 얼마나 좋은지 상관없이 구매할 수 밖에 없다”며 “삼성전자의 갤럭시S4는 사실 그저 그런 폰”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비즈니스그룹 CEO가 2017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IFA 사무국]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비즈니스그룹 CEO가 2017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IFA 사무국]

삼성과 화웨이는 최근 들어서도 팽팽한 신경전을 거듭하고 있다. 다음 달 사실상 같은 시기에 각각 다른 지역에서 신형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내놓는 이유도 이러한 분위기가 작용했다. 삼성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10주년 작을, 화웨이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차세대 플래그십폰 ‘P30’를 공개한다. 두 회사 모두 폴더블 폰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시중에 유출된 화웨이의 신작 스마트폰 P30 프로 렌더링 이미지. 물방울 모양 노치 스크린, 뒷면에 부착된 4개 카메라가 보인다.

시중에 유출된 화웨이의 신작 스마트폰 P30 프로 렌더링 이미지. 물방울 모양 노치 스크린, 뒷면에 부착된 4개 카메라가 보인다.

화웨이, 안방서만 1억대 판매…삼성은 중국 '톱5' 못 들어

화웨이는 자신들의 홈 그라운드인 중국에서는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SA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지난해 출하량 1억510만대로 시장 점유율 25.7%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점유율이 5.9%포인트 증가혔다. 오포(20.3%), 비보(19.4%), 샤오미(12.2%) 등 중국 로컬 기업 3곳이 뒤를 따랐고, 외국 업체로는 애플(8.4%)만이 유일하게 ‘톱 5’에 들었다.
같은 조사에서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4억850만대로 2017년(4억5960만대) 대비 11% 줄어들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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