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동반 ‘시장 달래기’에 한숨 돌린 코스피, 2030선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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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 한국 증시에 훈기가 돌기 시작했다. 지난주 코스피 지수를 2000 아래로까지 끌어내렸던 미국과 중국에 변화가 감지되면서다.

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과 비교해 23.99포인트(1.19%) 오른 2034.24로 거래를 시작했다. 증시 개장과 함께 203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오전 9시 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27.50포인트(1.37%) 상승하며 2037.75선에 거래 중이다. 2020선, 2030선 돌파에 이어 2040선 회복을 노리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과 견줘 8.64포인트(1.30%) 오른 673.13으로 거래되고 있다.

7일 한국 증시 개장과 함께 코스피 지수가 2030선을 회복했다. 사진은 코스피 2000선을 다시 넘어선 지난 4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7일 한국 증시 개장과 함께 코스피 지수가 2030선을 회복했다. 사진은 코스피 2000선을 다시 넘어선 지난 4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 4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가지겠다는) 발언이 시장을 달랬다”며 “최근 시장과 대립하는 모습으로 비치며 높아진 ‘Fed의 실패’ 우려를 완화시켰다”고 전했다. 또 그는 “중국은 지급준비율을 1%포인트 인하하는 경기 부양 카드를 내놨고, 오는 7~8일 중국 베이징에서 미국과 차관급 무역 협상을 예정하고 있다”며 “미ㆍ중이 무역 분쟁 완화 모드에 돌입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띄우며 금융 시장 안정화를 도모하는 모습”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무역 전쟁을 치르며 ‘극한 대치’하던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경제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한발씩 물러나는 모양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파월 의장의 발언과 중국의 지준율 인하 계획은 세계 금융시장에 마치 가뭄 속 단비와 같았다”며 “많은 악재 속에 ‘G2(미국과 중국)’ 정책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갖겠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에 세계 금융시장에 가득했던 공포 심리가 조금 잦아들었다. 사진은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AP=연합뉴스]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갖겠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에 세계 금융시장에 가득했던 공포 심리가 조금 잦아들었다. 사진은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AP=연합뉴스]

그러면서도 안 연구원은 “(미ㆍ중 정책 변화의) 원인에 주목한다면 세계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음을 알 수 있다”며 “경제와 시장, 장기와 단기, 실제와 심리 사이의 디커플링(비동조화)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긴장을 풀 시기는 아니란 얘기다. 최서영 삼성선물 연구원은 “현재 미 증시는 지난해 9월 고점 대비로는 약 13~17%가량 급락한 지점에 있다”며 “트럼프식 재정 정책의 반작용으로 ‘미국만의 나 홀로 강세’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증시만은 어떻게든 부양시킬 수 있을 것’이라 여기던 심리가 훼손되고 있다”며 올해도 ‘트럼프 리스크’가 지배하는 장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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