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땐 미군 멀리해야 이라크와 충돌 최소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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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압둘 마지드 알두나이바트(57) 무슬림형제단 의장은 요르단 내 유력 야권인사 중 한명이다. 온건 이슬람노선을 표방하는 그를 21일 이라크에 들어가기 위해 요르단 암만으로 향하던 중 기내에서 만났다.

그는 이라크인들과의 충돌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파병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만약 파병하면 미군을 멀리하라"고 말했다.

-현재 이라크 상황은 어떤가.

"한마디로 '수렁에 빠진 점령(칸다크 알이흐틸랄)'이다. 매일 미군 피습이 25회 이상 발생한다. 10여명 이상이 부상당한다고 한다. 요르단 대사관 폭파사건을 봐라. 같은 이슬람권까지 공격받는 상황이다."

-파병하면 어떻게 되나.

"한국군이 치안을 담당하면 이라크 저항세력과의 충돌을 피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한국군이 이라크인을 사살이라도 하면 이라크는 물론 아랍권에서 한국의 이미지는 극도로 악화된다."

-그래도 다국적군에 대한 공격은 미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 미군이 바그다드.팔루자.티크리트 등 저항이 심한 지역에 대거 주둔해 있기 때문에 미군이 주공격 대상이 되는 것이다. 누구를 막론하고 이라크에 주둔하면 '점령군'이다."

-파병 때 충돌을 피하는 방법은.

"방법은 단 한가지 이라크에 가지 않는 것 외에는 없다. 그래도 충돌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미군과 가까이 있지 말 것'이다. 또 절대 미국식으로 이라크인들을 다루면 안된다."

-이슬람 과격세력이 한국인 테러에 나설 가능성은.

"이라크 내에서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중동국가나 한국 내에서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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