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파업 장기화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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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수습되는 듯 하던 서울지하철 파업사태는 강제해산에 반발한 노조원 l천2백 명이 평민·민주중앙당사를 점거, 재 농성하며 연행·구속자 석방 등을 요구하고 나서 장기화될 조짐인 가운데 파업 3일째인 18일에도 지하철이 부분 운행됐다.
재 농성 노조원들은 새로 투쟁본부를 구성하고 구속자 전원석방 등 6개항 요구를 별도로 내건 채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직장복귀를 거부하고 파업을 강행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또 서총련 등 4개재야·학생·노동단체로 구성된「지하철노조탄압저지 공동대책위」는 18일 강제진압을 규탄하는 전단 10만장을 서울전역에 배포하고 모금운동에 나서는 등 본격 연대투쟁에 나서 후유증이 확산될 조짐이다.
서울시와 지하철공사는 일면설득, 일면경고로 노조원들의 직장복귀를 유도하고 있으나 호응이 적어 지하철운행은 이날도 16, 17일에 이어 3호선 운행이 전면 중단됐고 1호선은 전구간에 운행되긴 했으나 기관사 부족으로 지연 운행됐으며 2, 4호선도 오전6시부터 오후9시까지만 배차간격을 평소4분에서 6분씩으로 늦춰, 2호선은 홍대 입구∼을지로∼삼성역, 4일 호선은 상계∼서울역구간만 운행돼 출근길 교통전쟁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지하철공사는 노조원들의 재 농성사건 이후 전 노조원들에게 18일 오전7시까지 재 복귀명령을 내리고 복귀하지 않는 노조원들에 대해서는 징계위에 넘겨 최고파면 등 중 징계키로 하는 등 강경 방침을 세웠다.
공사 측은 이와 별도로 파업사태와 관련, 파업을 주동·선동했거나 기물파손·업무방해 등을 한 노조원 1백43명의 징계대상자를 선별, 자체조사를 벌여 이같은 사실이 명백히 밝혀질 경우 역시 파면까지 중징계처분을 하기로 했다.
한편 노동부는 지하철노조의 새로 구성된 임시집행부(권한대행 서창호 부위원장) 측과 접촉, 정상화를 시도키로 하는 한편 시내 6개 역사에 5∼6명씩의 근로감독관을 파견, 노조원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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