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레슬링 안한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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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52kg급의 유망주 안한봉(안한봉·한체대)은 89년을 새로 태어나는 마음가짐으로 영하의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훈련을 벌이고 있다.
안은 지난해 서울올림픽 출전 최종예선전에서 이재석(이재석·상무·동메달)에게 분패한 아픔을 결코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86년 고교생으로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를 석권한 안은 곧 국가대표로 선발돼 올림픽출전의 꿈을 다졌으나 복병 이재석에게 덜미를 잡혀 좌절을 맛봐야만 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착실한 기본기와 뛰어난 체력이 강점인 안은 서울올림픽에 출전한 이재석의 선전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며 재기의 칼을 갈아왔다. 안은 금년초 올림픽대표인 이가 일신상의 이유로 대표팀을 사퇴하자 곧 대표자리를 이어받았다.
안은 우선 오는8월 스위스에서 벌어질 세계선수권대회를 겨냥해 준비를 하고 있다. 안은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로엔닝겐」(노르웨이)과는 지난87년 노르웨이대회에서 맞붙어본 경험이 있다.
당시 안은 허리태클로 1점을 선취, 앞서가다 후반 억울하게 반칙패를 당한바 있다.
태클과 업어 넘기기가 주무기인 안은 이번 동계훈련기간중 취약점인 그라운드 연결기술 연마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올해부터 경기규칙이 바뀌어 전·후반 없이 5분간 계속 경기를 벌여야하는데다 종래 큰 기술을 걸다 넘어지면 자동적으로 다시 스탠드 자세로 시작되던 것이 새 규칙은 그대로 경기가 속행되게돼 있어 그라운드 기술습득은 곧 세계챔피언으로 가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체력이 좋은 안은 5분간 계속 경기를 갖는 새 규칙이 오히려 유리하다. 이 때문에 안의 세계제패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대표팀 안천영(안천영)감독의 분석이다.
안감독은 『앞으로 공격과 수비에 모두 능해야만 세계제패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특히 큰 기술을 자주 걸수 없어 태클과 체력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따라서 한봉이는 힘이 좋고 종반승부에 강해 유리하다』고 전망하고 90년 북경아시안게임과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기대가 크다고 말한다. <권오중 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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