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중계만” 제주도 ‘물폭탄’ 예보 빗나간 기상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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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13일 제주시 해안동 광령천에서 119구조대원들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된 벌초객을 구조하고 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제주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13일 제주시 해안동 광령천에서 119구조대원들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된 벌초객을 구조하고 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태풍 솔릭(SOULIK)이 강타한지 한달도 되지 않아 제주도에 ‘물폭탄’이 쏟아졌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제주도 전역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70mm 내외의 강한 비가 내렸다. 지난 12일 저녁 6시부터 이날 오후까지 제주도 성산 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318.8mm에 이르렀다.

앞서 기상청은 제주에 10~5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지만, 실제로는 물폭탄이 쏟아져 빗줄기에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하수관 역류사고도 속출했다. 이날 오전 9시 25분쯤엔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의례회관 앞 도로에서 1.5t 트럭이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소방구조대에 구조되기도 했다.

태풍 솔릭 영향으로 지붕이 파손된 제주시 복합체육관은 보수공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또다시 침수됐다. 제주국제공항에는 호우경보와 순간돌풍(윈드시어)경보가 내려졌지만 항공편 운항에는 큰 차질이 없는 상태다.

이후 기상청 관계자는 “북쪽에 있는 고기압대가 예상과 달리 빨리 빠져나가지 않고 남아있는 상태에서 남서쪽에서 기압골이 들어오면서 두 기류가 합류하는 지점이 제주도 동쪽에 위치하고 기압골 영향까지 더해져 강한 비가 쏟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상청은 14일 남부지방에 비를 예보했다. 예상강수량은 전남 남해안·경남 30~80㎜(많은 곳 경남 해안 100㎜ 이상), 충청·전라·경북 10~50㎜, 서울·경기 남부·강원 남부·제주도 5~10㎜다. 오후까지 남해안을 중심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남부지방에서 시작된 비는 낮시간 동안 충청도, 밤에는 서울·경기·강원 남부 지방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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