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가 BJ들 '먹방'을 규제한다고? 사실은...

중앙일보

입력

정부가 최근 TVㆍ인터넷 방송에서 유행하는 ‘먹방(음식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먹방 뿐 아니라 늦은 시간대 식욕을 자극하는 광고 등도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방송 BJ들의 먹방 모습

개인방송 BJ들의 먹방 모습

보건복지부는 교육부ㆍ식품의약품안전처 등 9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2018~2022)’을 마련해 26일 공개했다. 정부가 비만에 대한 종합 대책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합대책에는 비만을 조장ㆍ유발하는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먼저 내년까지 ‘폭식’의 진단 기준을 마련하고, 폭식을 조장하는 미디어ㆍ광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정영기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먹방을 하지 못하게 법으로 규제할 수는 없다. 다만 흡연의 폐해가 널리 알려지면서 과거와 달리 요즘 방송사에서 프로그램을 만들 때 자체적으로 흡연 장면을 아예 넣지 않거나, 영화를 방송할 때도 모자이크 처리하고 있다. 그런 것처럼 먹방이 폭식을 조장하고 국민 건강에 해롭다는 점을 알리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방송사나 인터넷 방송 업체가 자정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방송된 MBC ‘나혼자산다’에 출연해 곱창집 야외 테이블에 앉아 소곱창 2인분에 뚝배기 전골, 볶음밥까지 해치우는 먹방을 선보였다. [사진 MBC]

지난달 방송된 MBC ‘나혼자산다’에 출연해 곱창집 야외 테이블에 앉아 소곱창 2인분에 뚝배기 전골, 볶음밥까지 해치우는 먹방을 선보였다. [사진 MBC]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2006년 4조8000억 원에서 2015년 9조2000억 원으로 최근 10년간 약 2배로 뛰었다. 2005년 34.7%였던 성인 남성 비만율은 2016년 42.3%로 최근 10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 반면 성인 여성 비만율은 2005년 27.3%에서 2016년 26.4%로 감소했지만 60대(40.7%), 70세 이상(42.2%) 노인층에서는 급증했다. 고도비만 인구도 갈수록 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러한 추세라면 현재 5.3%인 우리나라 고도비만 인구가 2030년 9% 수준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정부는 2022년 비만율(현재 추정치 41.5%)을 2016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