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리 전파하는 일가족 사물놀이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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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줄부터 막내 도민, 큰 딸 묘정, 작은 딸 빛나라, 단장 김임철씨. 김씨 옆은 부인 이창월씨.

경남 김해시 외동에 있는 사물놀이패 '공간'은 단원들이 한 가족으로 구성돼 있다. 아버지 김임철(47)씨가 단장 겸 북을, 큰 딸 묘정(21)씨는 장구, 둘째 딸 빛나라(18)양은 꽹과리, 아들 도민(13)군은 징을 맡고 있다. 부인 이창월(44)씨는 이들의 매니저 일을 하고 있다.

김씨는 1982년 대한항공 정비사로 입사해 91년 회사 내 사물놀이 동아리 '나래패'의 회원으로 활동을 하면서 사물놀이를 처음 접했다.

김씨는 93년 서울에서 김덕수씨가 주최한 '사물놀이 겨루기 한마당 대회'에 나가 수상한 경력이 있다.

이를 계기로 김덕수씨로부터 사물놀이를 본격적으로 배워보라는 제의를 받고 여름.겨울 휴가를 이용해 충남 부여의 한울림교육원에서 94~98년 사물놀이 전문지도자 과정을 이수했다. 본격적으로 사물놀이 활동을 하고 싶어하던 그는 98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받은 퇴직금으로 김해에 '공간사물놀이 청소년예술단'을 만들어 사물놀이 보급에 나섰다.

청소년들에게 사물놀이를 가르치던 김씨는 자신의 자녀에게도 사물놀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김씨는 "사물놀이는 연주하기가 힘이 들어 아내를 대신 할 늦둥이까지 낳게 됐다"고 말했다.

큰 딸 묘정 양은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따라 공연장을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물놀이에 익숙하게 됐다"며 "우리 가족은 눈빛 만으로도 호흡이 척척 맞는다"고 말했다.

김씨 가족은 가족 사물놀이패를 만든 지 일년도 안 된 2005년 10월 부여에서 열린 '열네번째 세계 사물놀이 겨루기 한마당'에서 일반부 3위와 최고인기상을 받았다. 막내 도민군은 김덕수씨로부터 "사물놀이의 대를 이을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이후 김해를 비롯해 진주.양산 등의 여러 지자체와 각종 단체에서 행사에 출연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2001년부터 일본 후쿠오카현 무나카타시에서 일본의 큰북 연주팀인 '다이코팀'과 함께 1년에 한번 정기공연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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