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붑카」무적행진 언제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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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소련육상의 대명사적인「세르게이·붑카」의 독주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그리고 「붑카」의 기록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인가.「날으는 캥거루」, 신이 창조한「조인」으로 불리며 세계스포츠 팬들의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안고 있는「붑카」. 28일 벌어진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한국 팬에게 첫선을 보인「붑카」는 발군의 실력과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15명의 경쟁자들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금메달을 차지, 장대높이뛰기에서는 천하무적임을 또 다시 입증해 보였다.
물론「붑카」가 뛰어넘은 우승기록은 자신이 한 달 전에 수립한 세계최고기록 (6m 6㎝)에는 16㎝나 못 미치는 것이었지만 올림픽기록 (5m 78㎝·「코자키에비치」·84년)과 비교하면 12㎝나 상회하는 기록이다.
특히 잠실 주 경기장에 몰아닥친 초속 3m이상의 강풍을 맞바람으로 안고 뛴 점을 감안한다면 결코 평범한 기록일 수가 없다.「붑카」는 이번 서울 올림픽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지난 83년 헬싱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5년 동안 세계선수권 2회 우승, 유럽선수권연패 및 각종 국제대회·실내육상대회 등을 석권하는 세계스포츠사의 신기원을 이룩해 냈다.
그는 5년 동안 단 한차례의 패배도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이 기간 동안 모두 9차례의 세계 최고기록과 13차례의 실내대회 최고기록을 경신함으로써 장대높이뛰기 사상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작성해 내고 있다.
「붑카」는 특히 85년 7월 파리육상대회에서 인간의 한계로 여겨왔던「꿈의 높이」인 6m 를 최초로 깨뜨려 세계를 경악시켰을 뿐 아니라 이듬해인 86년에는 6m1㎝, 87년에 6m 3㎝를 기록 한데 이어 금년 들어서는 6월 체코에서 6m 5㎝로 뛰어 올랐고 불과 보름 전에 열린 프랑스 니스그랑프리 육상대회에서 6m 6㎝를 뛰어넘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놀라운 기량향상을 이룩해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천재적인 슈퍼스타에 대적할만한 선수는 전세계에 걸쳐 아직까지는 아무도 없다.
미국의「조·다이얼」이 5m 96㎝를 넘고 있고 한때 국제실내 육상대회에서「붑카」에 도전장을 내민「빌리·몰슨」이 5m93㎝ (실내대회)를 기록하고 있는 정도이고 현재 미국·소련·동독·프랑스 등에서 유망주로 꼽고있는 선수는 역시 5m 80㎝정도가 고작이어서 그들이「붑카」의 세계최고 기록경신은 고사하고 6m벽을 돌파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에 반해「붑카」는 5m 90㎝ 이상을 16회나 넘고있을 뿐 아니라 지난해 여름을 고비로 한 차원 높은 기술을 발휘, 3차례나 세계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어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까지는 그를 대적할만한 상대가 아무도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그렇다면「붑카」의 기록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인가.
이에 대해「붑카」자신은 금년 안으로 6m 20㎝까지 기록을 끌어올리고 궁극적으로는 6m 50㎝에 자신의 최대·최후목표를 두고있다고 말하고있다.
「붑카」의 의도대로 두 달 안에 세계최고기록이 14㎝나 경신될지, 나아가 인간이 과연 6m 50㎝까지 뛰어 넘을 능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붑카」의 현재 기량이나 선수로서 최적령기인 24세의 나이를 감안한다면 멀지 않은 시기에 6m 10㎝의 벽은 돌파될 것이며「붑카」가 기량이나 체력 면에서 완숙의 경지에 들어선다면 6m 20㎝벽 돌파도 결코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활화산처럼 순간적으로 분출해내는 폭발적인 힘과 1백m를 10초3에 주파해내는 놀라운 스피드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멀리뛰기·높이뛰기 선수에 못지않는 유연성과 점프력까지 경비하고 있다는 점이 최대장점.
특히 80kg, 1m 83㎝의 육중한 체구에다 장대를 잡는 높이도 5m 10㎝로 다른 선수보다 평균 10㎝가량 높아 기록을 내는데 유리한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는 또 자신은 러시아인으로보다는 자신이 태어난 우크라이나 인으로 불리기를 원하는 강인한 성격을 보유하고 있고 훈련자세 또한 성실하고 진지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어 소련스포츠 선수로는 드물게 공로훈장에 공산당원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붑카」의 독주와 신기록행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그것이 바로 전세계 스포츠팬들의 최대 관심사임이 틀림없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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