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수영 2관왕 호텔서 절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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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올림픽 2관왕이 새벽에 호텔에 진열해 놓은 석고상을 훔쳐 달아났다가 종업원에게 붙잡혀 경찰에 인계돼 절도협의로 입건됐다.
34일 오전3시20분쯤 서울 한남동 747의7 하이야트 호텔 지하1층 「JJ마호니스클럽」에서 술을 마시던 올림픽 수영 8백m 및 4백m계영 금메달 리스트인 「트로이·델비」군(19) 등 올림픽에 참가한 미국 수영선수와 코치 등 미국인 3명이 종업원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클럽입구에 있던 사자머리 모양의 석고상을 훔쳐 달아났다.
이 클럽 종업원 이준혁 씨(26)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쯤 술에 취해 들어와 큰소리로 떠들며 술을 마시던 「델비」군 등이 새벽 3시쯤 영업이 끝나 클럽을 청소하는 동안 한꺼번에 몰려나간 뒤 입구에 있던 석고상 4개중 4㎝ 높이의 싯가 62만원 짜리 1개가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는 것.
종업원 이씨 등은 호텔경비를 맡고있던 전경들로부터 술에 취한 미국인들이 옷 속에 물건을 감추고 나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태원 일대를 뒤져 오전4시10분쯤 호텔에서 10㎞쯤 떨어진 술집 「재즈호프」에서 이들을 붙잡았다.
「델비」선수 등은 처음 범죄사실을 완강히 부인하다 석고상이 발견되어 관할서인 서울 용산경찰서에 연행된 뒤 『장난 삼아 홈쳤을 뿐』이라고 말했다. 「델비」군은 2l일과 23일 오후 올림픽 수영경기에서 각각 8백m와 4백m 계영경기에 미국대표로 출전, 금메달을 땄었다.
한편 미 대사관 측은 이날 오전 7시쯤 대사관 직원 5명을 용산경찰서로 보내 「델비」선수 등의 신변인도를 요구하며 한국기자들의 취재를 가로막았다.
경찰은 이들을 24일 오전11시쯤 서울지검 유성수 검사의 지휘를 받아 불구속 입건, 미대사관의 신원보증을 받은 뒤 풀어주고 계속 수사키로 했다.
경찰은 「델비」군 등 이들 3명의 출국정지를 법무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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