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432P 사상 최고치 "기업실적 점차 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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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코스피지수가 이틀간 50포인트 가까이 급등하며 단숨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 유가 급등,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부진 등 악재가 잇따라 나왔지만 기업실적이 더 이상 나빠질 것 같지는 않다는 낙관적 전망이 주가를 뛰게 했다.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들이 쌍끌이 매수를 펼치며 주가 급등을 이끌었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7포인트(1.92%) 오른 1432.72로 장을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지수는 지난 1월 16일의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1421.79)는 물론 1월 17일의 장중 최고기록(1426.21)도 갈아치웠다. 코스닥 지수도 이날 7.18포인트(1.03%) 오른 704.57로 마감, 3개월여 만에 700선을 회복했다.

이날 지수 급등으로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도 사상 최대치인 773조원으로 불어났다.

14일 주식시장은 1분기 실적 발표를 한 삼성전자가 1조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발표하면서 급등세로 출발했다. 이후 기관과 외국인의 적극적 매수에 힘입어 내내 강세를 유지한 끝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개인은 이날 지수가 급등하자 3700억원이 넘는 차익 매물을 쏟아냈다.

◆ 힘 얻는 조정 마감론=코스피지수가 3개월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증시가 조정을 마무리하고 대세 상승 궤도에 복귀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몇몇 증권사들은 2분기 안에 지수가 1500~155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관측하기도 한다. 연초 예상치 못한 환율 급락에 발목 잡혔던 기업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낙관론의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실제로 14일 삼성전자는 최근 5분기 이래 가장 나쁜 '분기 성적표'를 내놨지만 투자자들은 오히려 실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2.66%나 급등해 65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해외 여건도 괜찮다. 미.일.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가 여전히 좋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곧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에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도 크게 누그러졌다. 이에 힘입어 세계 각국 증시는 최근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악재도 여전=물론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치솟는 국제 유가와 '중국발 환율 악재'가 다시 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20일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로 위안화 절상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삼성증권 홍기석 증권조사파트장은 "기업 실적은 꾸준히 개선되겠지만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수준까지 급등해 기업에 부담을 주면 증시 상승세도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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