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 천’ 쓰고 실종됐던 여성, 산에서 진달래 먹으며 8일 버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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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실종 20대 여성이 8일간 산 속에서 진달래꽃을 따 먹으며 버텼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른쪽 사진은 진달래꽃. [사진 부산경찰청ㆍ중앙포토]

부산 실종 20대 여성이 8일간 산 속에서 진달래꽃을 따 먹으며 버텼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른쪽 사진은 진달래꽃. [사진 부산경찰청ㆍ중앙포토]

부산에서 집을 나가 행방이 묘연했던 20대 여성이 8일 만에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온 가운데, 이 여성이 산 속 계곡에서 진달래꽃을 따 먹으며 버텼던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10분쯤 부산 금정산 금강암 북문 200m 지점의 움막에서 경찰과 함께 수색에 나선 친척이 김모(22ㆍ여)씨를 발견했다. 당시 김씨는 다리에 불편함을 호소했지만 비교적 건강한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지만 한 경찰청 관계자는 “김씨가 꽤 오랜 기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제대로 씻지도 못해 피골이 상접한 상태였으며, 얼굴도 시커멓게 변하는 등 몰골이 말이 아니어서 모습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계곡에 있는 큰 바위 밑 움푹 들어간 곳에서 추위를 피해 잠을 잤고, 주변에 피어 있는 진달래꽃을 따 먹으며 배고픔을 달랬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김씨에게 병원 치료를 받게 하고 그동안의 행적을 조사할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달 27일 밤 어머니와 함께 쓰레기를 버리러 집을 나왔다가 계단에 휴대전화를 놔둔 채 사라졌다. 당시 김씨는 맨발에 보라색 천을 쓰고 있었다. 김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은 부산 금정구 남산동 부산외대 인근이었다. 얼마후 이불만 발견돼 납치 우려를 낳기도 했으나 8일 만에 무사히 발견됐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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