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3.6%가 국제결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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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해 결혼한 우리 국민의 13.6%가 외국인을 배우자로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촌 총각은 3분의 1 이상이 외국인 신부를 맞아들였다.

전체적으로 남성의 초혼 연령은 평균 30.9세, 여성은 27.7세로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신부의 나이가 신랑보다 많은 신혼부부도 12.2%나 됐다.

통계청은 30일 전국의 읍.면 사무소와 시.구청에 혼인.이혼 신고서를 분석, 이 같은 내용의 '2005년 혼인.이혼 통계'를 발표했다.

◆ 급증하는 국제결혼=지난해 국제결혼은 1년 전보다 21.6% 늘어난 4만3121건에 달했다. 2000년에는 전체 결혼 건수의 3.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3.6%를 차지했다. 지난해 결혼한 농촌 총각은 35.7%(2885명)가 외국인 신부를 맞았다. 이 중 베트남 출신(1535명)이 중국(984명)을 앞지르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부인의 이혼(2444건)이 1년 전보다 51.7%나 증가하는 등 국제결혼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부인과의 이혼은 중국.베트남.일본 등의 순으로 결혼과 비슷한 양상이었다. 이에 비해 외국인 남편과의 이혼은 일본인 남편이 전체의 73.2%에 달했다.

박경애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최근의 재혼.국제결혼의 급증은 사회 분위기가 점차 개방되면서 결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늘어난 결혼, 줄어든 이혼=지난해 결혼한 부부는 1년 전에 비해 1.7% 늘어난 31만6375쌍, 이혼한 부부는 7.8% 줄어든 12만8468쌍이었다. 하루 평균 867쌍이 결혼하고 352쌍이 이혼한 셈이다. 결혼은 늘고 이혼이 줄어드는 추세는 2004년 처음 나타나 2년째 이어졌다. '이혼숙려 기간'의 시범 도입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20년 이상 같이 산 부부의 이혼이 전체 이혼 건수의 18.7%로 10년 전에 비해 2.3배 늘어나 황혼이혼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의 원인으로는 부부간 성격 차이가 49.2%로 가장 많았으며, 경제문제(14.9%), 가족 간 불화(9.5%), 배우자 부정(7.6%)의 순이었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성격 차이로 인한 이혼의 비중은 0.2%포인트 낮아졌지만 경제문제로 인한 이혼은 0.2%포인트 높아졌다. 이혼 건수 중 협의이혼은 전년에 비해 2.1%포인트 증가해 전체의 86.5%를 차지했고, 재판이혼은 2.3%포인트 감소한 12.8%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해 결혼한 커플 가운데 한쪽이나 양쪽이 재혼인 경우는 4쌍 중 1쌍(25%)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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