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세력에 피랍 미국 여기자 석달 만에 석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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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됐던 미국 일간지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의 여기자 질 캐럴(28.사진)이 30일 3개월 만에 풀려났다. 캐럴은 석방된 뒤 바그다드TV와 인터뷰에서 "그들이 잘 대해줬다. 하루빨리 가족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머리에 연두색 히잡을 둘러쓴 캐럴은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으며 "이제 자유인이 됐다"며 기뻐했다.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던 캐럴은 1월 7일 수니파 계열인 이라크 이슬람당 지도자를 인터뷰하러 가던 중 서부 바그다드에서 '복수 여단'이라는 무장단체로부터 매복 공격을 받았다. 당시 동행했던 현지인 통역사는 숨지고 캐럴은 납치됐다.

납치범들은 지난달 9일 쿠웨이트의 알 라이 TV에 캐럴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배달하면서 "2월 26일까지 이라크 내 여성 재소자들을 모두 석방하지 않으면 캐럴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캐럴의 쌍둥이 자매인 카티는 29일 범아랍권 TV인 알 아라비야 방송에 출연해 캐럴의 석방을 호소했었다. 석방 소식이 전해지자 독일을 방문 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많은 사람이 노력하고 기도해온 일이 성사됐다"며 크게 환영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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