윅스 부사장은 한국 휴대전화가 기술적인 면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한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소비자를 확 끌어당기는 디자인을 내놓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모토로라도 휴대전화 초기 모델인'스타택'이후 비슷한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그는 모토로라에 합류한 뒤 소비자가 과연 무얼 원하는지 알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디자이너란 소비자의 목소리를 잘 듣는 사람'이라는 게 자신의 디자인 철학이라고 했다. 윅스 부사장은 2001년부터 모토로라에서 일하면서 슬림형 휴대전화 '레이저'의 개발을 주도했다. 자갈처럼 생겼다고 해서 명명한'페블(PEBL)'과 막대기(bar)형 슬림폰 '슬리버(SLVR)'도 그의 작품이다. 지금도 다양한 디자인의 휴대전화들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제품이 인기를 끌면 다른 스타일의 휴대전화가 뒤를 잇는 등 제품 출시가 선순환 구조에 들어갔다고 자신했다. 다양한 디자인을 내놓는 비결이 뭐냐고 물었더니 "디자인은 춤 추는 것 같이 앞뒤로 스텝을 옮기며 다양한 리듬을 탈 수 있어야 한다"고 은유적으로 설명했다.
윅스 부사장은 일본 니혼대학에서 대학원을 마치고 일본업체 GK디자인과 소니에서 일했다. 소니에서는 한 손으로 들고 촬영하는'핸드헬드 카메라'를 만들었다. 일본에서 살면서 아시아 문화를 접한 게 디자인 영감의 폭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했다. 그는 "단순하면서 신비한 아시아의 선(線)을 살려 휴대전화를 디자인했더니 서양 사람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