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 의술'로 치료한다… 자위대 기밀까지 빼낸 '위니 바이러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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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최근 일본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위니 바이러스'라는 컴퓨터 바이러스 퇴치에 한국의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이 나섰다. 컴퓨터 보안업체인 안철수연구소는 이를 퇴치할 수 있는 전용 백신을 일본에서 무료로 공급해 현지 네티즌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일본 자위대의 군사 정보를 비롯한 각종 기밀자료를 인터넷에 대량 유출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위니 바이러스에 감염된 컴퓨터는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모든 파일을 통째로 불특정 다수에 노출한다.<본지 3월 24일자 12면>

유출된 정보는 100만 명이 넘게 사용 중인 파일 교환 프로그램 '위니'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간다. 이 때문에 자위대.원자력 발전소.증권거래소.검찰청.교도소 등의 정부 기밀자료는 물론 일반 네티즌이 컴퓨터에 저장해 둔 사진.e-메일.가계부 등 사생활 자료까지 인터넷에 공개되고 있다. 불륜 남녀가 주고받은 e-메일 내용이 실명과 함께 공개돼 가정파탄 위기에 몰린 사례도 있다. 그럼에도 일본에는 이를 퇴치할 백신 프로그램이 제대로 보급되지 않아 속수무책이었다. 이를 지켜본 안철수연구소의 일본 법인 '안라보'는 10일 서울 본사에 SOS를 쳤다.

전용 백신은 밤샘작업 끝에 이튿날 완성됐고, 안라보의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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